닭집 모이랑 물이랑 돌봐주고
텃밭이랑 하우스 물 골고루 주고
그러고나니 할 일이 없넹?!
딱히 오늘 할 일을 정해놓질 않았다. 뭐 그런 날도 있어야지!!!
모처럼 집 구석구석 쓸고 닦고 나니 더 할 일이 없어...
노랑 바구니 들고 산나물밭에 가서 취나물 곰취 산마늘 등등 조금 뜯고
텃밭 시금치 뜯고 해서 모듬나물 무침 해놓고
한참 뜯는데 저 위 금동할매네 막내아들이 와서 인사를 하네~
동갑내기 노총각인데 "어이~ 친구! 잘 지냈는가~ " 이럼서 손을 흔들면
산녀도 따라서 "어! 왔는가?! 여그 나물 좀 뜯어가~ "
이러고 논다.
오늘 선거로 임시휴일이라 왔구만~
금동할매 연세가 아흔이 훨 넘어 아흔셋이여 넷이여?!
양파를 모조리 뽑아놨다고 하소연한다.
아이구 할매요... 풀이라고 착각하고 마구 뽑아제끼셨구낭...
아들이 다시 심어놓긴 했다는데 그거 살려나... 에혀...
낮에는 탱탱 놀다가 해거름에 잠깐 감자랑 완두콩 옥수수밭엘 들렀다.
가기는 뭐 살펴보러 간건데... 그만 부트 들고 고랑고랑 북을 주기 시작했다나... 요 부트가 물건이다. 흙파서 끼얹기는 아주 제격이여!!!
호미도 필요없고 괭이도 필요없다.
서서 괭이로 하다가 진척이 안되어
작업의자에 앉아 하다가 성가셔서 집어던지고
걍 서서 허리만 굽혀 쓱쓱 부트로 고랑 흙을 파올려 북을 줬다.
양쪽 고랑을 동시에 잡아 하다가 쉬어가며 먼산바라기도 해가며..
완두콩 두고랑 반 북 주고
옥수수 작은 네고랑 북주고
감자밭은 음... 다음에 ㅎㅎㅎ
감자밭 건너편에 이웃 소축사가 있는데 해거름이면 소 물을 주더라고
근데 물을 알맞게 주지... 늘 넘치게 줘... 틀어놓고 어데 가는가벼...
그 물이 흘러내려 길 밑으로 물길을 잡았는지
길 건너편 우리 감자밭 고랑으로 막 흘러내려오는겨...
그걸 작년부터 말을 했는데 안 고치네...
밭 물주는 거니까 손해나는 게 아니라 그리 생각하나... 쯔비...
서너 고랑으로 물이 막 흘러들어가 고랑 끝에 고여 넘치더라...
장화신은 발로 대충 물길을 잡아 흐르게 해줬는데
여엉... 성질나네...
지금이사 가뭄이라 밭작물에 도움이 되긴 한다마는 가뭄아닐 때는 어쩔겨...
오늘 마을에서는 볍씨를 모판에 넣는 일을 하더라.
모판에 흙을 담으면 볍씨를 자동으로 넣는 기계를 통과시켜 그 모판을 일일이 층층이 주욱 쌓아둔다.
비닐로 꼭꼭 싸서 며칠 두면 싹이 트는데
그러면 그 모판들을 모자리 만들어둔 논으로 일일이 옮겨 놓는다.
그리고 그 위에 작은 비닐을 씌워 모를 키우지.
그리 키운 모를 그제사 이앙기에 싣고 논에 모내기를 하는거여.
각자 자기네 모판을 갖고 알아서 하는 집들이 있고
이렇게 공동으로 모여서 같이 작업하는 집들이 있고 그렇다.
우리는 모를 공동육묘장에서 키워서 갖고 온다.
이제 농사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닭집 문닫고 하우스 문닫고 내려오다가 문득 눈에 띈 고수...
작년에 씨를 받아놨다가 어디 뿌릴 데가 마땅찮아 그냥 할매집 마당 구석에 흩뿌려놨더니만 뿌린대로 다 났네그랴...
나무꾼이 고수를 좋아하니 좀 뜯어왔다. 살짝 겉절이 하면 좋다.
이 집에서 고수 좋아하는 사람은 나무꾼 뿐이다.
아이들은 질색을 하고 도망간다.
산녀?! 좋지도 싫지도 않다. 사람들이 고수를 왜 좋아하는지는 알겠더라고...
그 독특한 맛에 빠지면 못 헤어나겠던데...
도시장정 중 하나가 도전장을 내밀고 한번 먹어봤다가
도리질을 치고 말더라.
올해도 다시 도전장 내밀려나?! 한번 물어봐야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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