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는 쉬엄쉬엄 일한다.
쉰다는 것이 익숙치 않아 좀 힘들긴 하는데 뭐 그럭저럭 그동안 못봤던 영화 몰아서 보기도 하고 책도 들쳐보기도 하고 일삼아 산책도 하고...
나서 자라면서 배우길 노는 걸 죄악시하는 교육을 받은지라 논다는 것이 참 불편하다...
뭐라도 하면 먹을 것이 나오고 건질 것이 있는데 논다는 건 낭비고 할짓없는 한량이나 하는 짓거리라 배웠더랬다.
텃밭 가장자리 그늘에 큰 의자를 갖다 놨다. 일하다 간간이 쉬려고...
문제는 냥이들이 거의 차지하고 논다는 것이 좀 글치마는 ㅎㅎ
해서 의자 하나 옆에 더 갖다 놨지 뭐~ ㅎㅎ
온통 초록이다.
나올 싹들은 거진 다 나온듯하다...
옥수수파종을 할까 상추 모종을 할까 계속 재다가 옥수수는 일단 그리 급하지 않으니 이달 안에 하면 되니께~
상추 모종 네판을 들고 나왔다. 네판이라 해봤자 드문드문 싹이 터서리...
어제그제 거름 깔고 두둑 만들어 둔 곳에 하나하나 빼서 심고 물을 푹 줬다.
내일 아침하고 저녁까지 줘야 확실히 살아붙을 거다.
날이 원체 가물어서리...
옮겨심은 꽃들에게도 오며가며 물을 주는데 아직도 생기를 못 찾고 비실비실이다.
취나물이 벌써 좋게 올라와서 한바구니 뜯었다. 뜯는 김에 곤달비 곰취랑 산마늘잎이랑 부지깽이잎이랑 삼동추랑 같이 뜯어서 한데 섞어 데쳐 잡동사니나물모듬무침을 한통 그득 만들었다.
이래 만들어두면 끼니때 반찬 걱정 안하고 즉석 비빔밥 만들어 먹을 수 있어 참 좋다.
손님 오시거나 가족들이 많이 있으면 접시란 접시 다 꺼내어 잘 차려 먹지마는~ 저 나물갖고 반찬 다섯 가지 만들 수 있지 ㅎㅎ
담장가에 심은 접시꽃 실하게 자라고 있고 구석구석 손이 잘 안 가는 곳에는 샤스타데이지가 차지하고 자라서 풀 걱정이 없다.
차이브 꽃몽우리가 올라온다.
큰꿩의비름도 식구를 막 불려놓았다. 지나던 이웃이 좀 달라해서 두무더기 캐줬다. 전엔 별 관심 안 보이던 이웃인데 올해는 유난히 내외가 오가며 꽃 이쁘다고 달라고 하네... ㅎㅎ
더덕순이 올라와서 말목을 일일이 박아줬다.
많이 캐먹었다 싶은데도 봄이면 저리 올라온다...
더덕씨도 언제 뿌려야 할텐데... 참 손이 안 간다.
금방 해가 지네... 닭집에 들러 닭알 아홉개 꺼내오고 다들 잘 있나 살핀 뒤 문을 닫아줬다.
날이 가무니 아침 저녁으로 물 주는 것이 하나의 일거리가 되어버렸다.
텃밭 풀 정리하면서 빙 둘러 괭이를 휘둘렀더니 좀 말끔헤졌다. 뭐 풀이래봤자 냉이 꽃다지 광대나물 봄까치꽃 쇠별꽃 망초 등등이다.
'산골통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서 밭메는 농기구~ (0) | 2020.04.16 |
---|---|
뭔 일을 했을까나... (0) | 2020.04.15 |
여전한 봄 한 가운데... (0) | 2020.04.13 |
텃밭마트를 위하야... (0) | 2020.04.12 |
노랭이와 산책?! (0) | 2020.04.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