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텃밭마트를 위하야...

산골통신 2020. 4. 12. 22:09

 

 

 

 

 

 

집 옆에 텃밭이 있다는 것은 천운이다!

갖고 싶다고 다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비록 80평 정도의 작은 밭이지만 그곳에서 에지간한 건 다 키워먹을 수 있다.

그리고 집 가까이 크고작은 밭들이 몇 군데 있고 좀 멀리 아주 큰 덩치 밭이 두 군데 있다.

 

목표를 자급자족에 두었기 때문에 시장에 내다 팔 작물을 재배하지는 않는다. 다 우리식구 먹고 나누는 정도에서 족하다.

 

농사일이라는 것이 노상 쭈그려앉아 하는 일이 많다.

특히 호미질...

이게 사람 잡는다!

 

전에 허리가 너무 아파 정형외과에 거의 기어간 적이 있었다.

산녀보고 무슨 일 하느냐고 묻더라. 농사일한다 했더니

의사샘 왈...

"쭈그려 앉아 일하지 마세요!!! 치명적입니다!"

 

농사일을 그것도 호미질이 농사일 거의 전부인데 쭈그려앉아 일하지 말라면

농사일 하지 말라는 건데...

 

또 말하시길~

"해마다 4월 5월이 되면 또 아프실 겁니다!"

 

물리치료나 받고 가시라는 말만 듣고 허무하게 돌아온 기억이 있다.

그 의사샘 말씀이 명언이고 또 명언이다...

아플 일을 해놓고 아프지 말라는 건 어불성설이지...

 

올해 봄...

다시 허리가 아프다. 예상한 아픔이다...

한 이틀 쉬었다. 뭐 쉰다고 해도 살금살금 할 일은 많이 했지 ㅎㅎ

 

뉘탓을 하랴...

헤서 작심을 하고 농사법을 바꾸기로 했다.

호미를 던져버리고 괭이를 집어들었다.

모든 밭일을 서서 하는 걸로 바꾸기로...

 

하루죙일 하우스 물 주는 일만 하고 쉬다가 해거름에 나가서

괭이를 잡았다.

서서 해보자!!!

선호미라는 농기구도 사다놓고 안 썼는데 그것도 써보자!

 

앞으론 뭐 심고 어쩌고 하는 것만 앉아 하고 그것도 바퀴작업의자에 앉아 하고

일체 모든 작업을 서서 하는 걸로 바꾸기로 했다.

 

그 첫번째 작업으로 텃밭에 상추모종할 밭두둑을 만드는 일...

호빠라고 불리는 폭이 넓은 괭이와 깔끼 그리고 풀밀어라는 이름의 도구를 꺼내왔다.

 

일단 풀밀어로 밭을 한번 밀어버린 다음 깔끼로 풀들을 긁어내고

호빠괭이로 흙을 거둬올려 두둑을 만들었다.

아 그전에 거름을 흩어 뿌려놓고... 골고루 괭이로 흙을 뒤섞었다.

 

아 되는구나...

그전엔 호미 하나로 죄다 했는데...

시간은 좀더 걸렸지만 힘은 안 들고 허리도 안 아팠다.

신기할 정도로 허리가 안 아프더라...

 

내 일하는 목적이 잘 먹고 잘 살자는 건데 굳이 생고생하가며 아프게 일할 건 없잖여...

 

오늘부터 생각을 고쳐묵기로 했다!!!

좀 쉽게 살자구...

 

뭐 건 그렇고 두릅이 돋았더라.

작년인가 언넘이 싹 뜯어가서 열 받은 적이 있았는데 올해는 유념해서 딸 적기를 살폈었다.

이제 시작이라 한줌밖엔 못 땄지만 제법 나올거다.

 

아까보니 산에 가는 약초꾼들이 차를 대고 다녀가더라... 이 마을 사람들 아닌데 종종 다녀가는듯하다.

 

텃밭 비닐하우스에 도시냥이들이 드나들기 시작했다.

까만 턱시도 지지는 아주 도도한 성격이라 혼자 논다.

저 의자를 차지하고 삼숙이와 노랭이를 가까이 오지도 못하게 한다.

도시냥이 지지와 봉이는 서로 어울려 살아가는 걸 경험헤보질 못해서 시골에서 사는 것이 좀 힘들기도 할거다.

졸지에 도시 편하고 조용한 곳에서 살다가 산골로 강제 이주를 당했으니 ㅎㅎ

그래도 요즘 날이 좋으니 밖으로 잘 나와 돌아다닌다.

봉덕이는 종이 다르니 친해질 가능성은 없고 삼숙이와 노랭이하고는 친해지먄 좋으련만...

두고보자...

 

텃밭마트에는 음식을 만들다가도 뛰가서 재료를 바로바로 공수해올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고추 오이 호박 가지 토마토 상추 정구지 깻잎 파 등등...

 

이제 텃밭을 그에 맞게 구획을 정하고 밭두둑을 만들어 씨앗을 뿌리고 모종을 심어야 한다.

오늘은 상추고랑 두 군데 만들었다.

한군데는 우리 식구 먹을 곳!

또 한군데는 나눠먹을 곳!

 

내일은 오이랑 토마토 심을 곳과 고추고랑을 만들어둬야 한다.

매일매일 조금씩 조금씩...

놀면서~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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