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몰살...

산골통신 2020. 4. 5. 01:21

 

 

 

3월 5일 16알을 품기 시작~

산녀는 11개알을 넣어줬지만 집요집착 대단한 암탉들이 기를 쓰고 겨들어가 알을 5개나 더 낳아두었다나...

 

21일이 지나 13 알이 까나왔고 3개 알이 부화가 안되어 썩알이 되었다.

까나온 병아리 중 2마리가 하루만에 죽었고

2마리가 사나흘 사이에 비실비실 죽었다.

 

9마리 병아리를 몰고 댕기는 엄마닭을 보면서 가슴 쓸어내렸는데

어제 아침 닭집 문열고 모이 주고 두루두루 안부 여쭙던 차...

 

이건 뭐냐...

뭐야...

왜 이래...

세상에...

 

허둥지둥 눈이 사방팔방 갈데를 잃어...

 

병아리가 없다!

엄마닭도 없다!!

 

문 열고 들어가 살펴보니 구석진 곳에 엄마닭이 널부러져 있다.

내장이 다 뜯어먹힌 채로...

병아리 9마리는 흔적도 없다!

 

두번째로 알 12개 품은 암탉은 무사히 알둥지에 들앉아있더라마는...

 

어젯밤 무슨 일이 일어났던걸까...

밤새 안녕이라더니...

 

족제비 짓인걸까?

큰쥐 소행일까?

 

큰쥐라면 병아리만 잡아먹을텐데...

족제비 소행이 확실하지싶다.

 

족제비가 닭집을 알게되면 닭은 못 키운다고 하던데...

내일 닭집 전체를 샅샅이 살펴보고 보수를 해야겠다!

 

첫 병아리를 까고 자라는 모습을 보며 즐거워한 그 며칠 후

이런 참담한 일이 일어날 줄 알았을까...

 

엄마닭은 왜 21일간 그 인내를 해야했으며

병아리들은 고난끝에 깨어나 왜 얼마 못 살고 가야했으며

잡아먹은 짐승은 배를 채우기 위해서였겠지...

 

인간이

뭐라 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지만...

참 맘이 그랬다...

 

내려오는 길에 만난 배꽃 몽우리...

 

어디선가 목숨이 지고

어디선가는 목숨이 깨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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