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슬슬 뿌려봅세!!!

산골통신 2020. 3. 10. 12:31

 

 

 

 

 

 

 

 

 

 

봄비가 차분차분하게...

딱 일 못할 정도로 온다.

 

이런날 날궂이 적이나 꿔먹으면서 집콕하면 좋겠지만 답답혀...

산녀에겐 비닐온실이 마침 있으니 거기 들앉아서 놀자!

 

씨앗 모아둔 상자를 들고 갔다.

오늘같은 날 딱 이 일하기 좋아!!!

비닐하우스 지붕 위 쏟아지는 빗소리는 그저 심심치 말라고 거들뿐...

 

멍석을 펼쳐놓고 상토 한푸대 헐고

부트삽과 바퀴작업의자 갖다 놓고

모종판 모아둔 거 죄 갖고 오고

 

자아 뭐부터 심을까?!

지금 시기에 맞는 종자가 뭐가 있나...

상추 청경채 콜라비가 3월초

나머지는 중순 아니면 4월일세그려...

 

일단 상추 4판 청경채 4판 콜라비 한판 묻어두고나니 심을 게 없네?!

노각오이랑 호박이랑 완두콩을 심을까?

 

작년 겨울에 회화나무 씨앗을 도시장정이 갖고와서 던져주고 간 게 있는데

이 나무가 콩과식물이라 그냥 콩심듯 심으면 된다네?!

줄줄이 모종판에 묻어두었다.

싹이 트고 안 트고는 지들 알아서 하것지!

 

어제 거름뿌린 밭에 봄비가 촉촉히 젖어든다...

잘됐다.

힘은 좀 들어서 어제저녁 그대로 골아떨어졌지마는~

담날 아침 가뿐하게 일어나 또 일할 수 있으니 고맙지 아니하냐...

 

이것저것 심을 게 많아 텃밭을 하나더 장만해야할듯하다.

닭집앞 밭에는 해마다 감자 심고 무 심었었는데

무랑 감자는 저짝 먼데 밭에 가서 살라하고

그곳에 해마다 심어두고 관리만 해주는 작물을 심어야겠어...

느느니 꾀만 생겨...

어카면 일 좀 더 안 하고 쉽게 얻어묵고 살까 뭐 그런 궁리만 하고 있다!

 

왜냐면 일 할 사람이 산녀뿐이고...

올해는 특히나 코로나때문에 그간 늘 와서 일해주던 도시장정 도시처자들이 올 수가 없고... 망할 코로나 등신천지!!!

내 살 궁리는 내가 해야지 별수 있간?!

 

날이 따셔져서 글치 아직 뭐 심기는 이른 시기여!!!

조급증은 금물~

 

감자는 많이 먹지도 않음시롱~ 감자 아직도 못 심었다고 난리여...

그래도 남들 다 심었는데 말이지...

이 비 그치면 거름내고 밭 갈아달라 해야지...

안 해주기만 혀봐!!!

올해 감자 못 얻어묵을 줄 아셔!!!

 

맨날 일 서서히 혀~ 몸생각해가며 햐~

다들 말은 그렇게 하면서 정작 일이 생기면 다 어데로 가고 없다...

일복이 알아서 찾아오는 산녀와

일복이 알아서 피해가는 무늬만 나무꾼은...

천생연분이란다...

 

호박구덩이도 서너군데 파서 거름 넣어야 하고

노각오이 심을 곳도 장만해둬야 하고

대파는 어따 심을꺼나...

 

비오는 봄날~

빗소리 들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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