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차분차분하게...
딱 일 못할 정도로 온다.
이런날 날궂이 적이나 꿔먹으면서 집콕하면 좋겠지만 답답혀...
산녀에겐 비닐온실이 마침 있으니 거기 들앉아서 놀자!
씨앗 모아둔 상자를 들고 갔다.
오늘같은 날 딱 이 일하기 좋아!!!
비닐하우스 지붕 위 쏟아지는 빗소리는 그저 심심치 말라고 거들뿐...
멍석을 펼쳐놓고 상토 한푸대 헐고
부트삽과 바퀴작업의자 갖다 놓고
모종판 모아둔 거 죄 갖고 오고
자아 뭐부터 심을까?!
지금 시기에 맞는 종자가 뭐가 있나...
상추 청경채 콜라비가 3월초
나머지는 중순 아니면 4월일세그려...
일단 상추 4판 청경채 4판 콜라비 한판 묻어두고나니 심을 게 없네?!
노각오이랑 호박이랑 완두콩을 심을까?
작년 겨울에 회화나무 씨앗을 도시장정이 갖고와서 던져주고 간 게 있는데
이 나무가 콩과식물이라 그냥 콩심듯 심으면 된다네?!
줄줄이 모종판에 묻어두었다.
싹이 트고 안 트고는 지들 알아서 하것지!
어제 거름뿌린 밭에 봄비가 촉촉히 젖어든다...
잘됐다.
힘은 좀 들어서 어제저녁 그대로 골아떨어졌지마는~
담날 아침 가뿐하게 일어나 또 일할 수 있으니 고맙지 아니하냐...
이것저것 심을 게 많아 텃밭을 하나더 장만해야할듯하다.
닭집앞 밭에는 해마다 감자 심고 무 심었었는데
무랑 감자는 저짝 먼데 밭에 가서 살라하고
그곳에 해마다 심어두고 관리만 해주는 작물을 심어야겠어...
느느니 꾀만 생겨...
어카면 일 좀 더 안 하고 쉽게 얻어묵고 살까 뭐 그런 궁리만 하고 있다!
왜냐면 일 할 사람이 산녀뿐이고...
올해는 특히나 코로나때문에 그간 늘 와서 일해주던 도시장정 도시처자들이 올 수가 없고... 망할 코로나 등신천지!!!
내 살 궁리는 내가 해야지 별수 있간?!
날이 따셔져서 글치 아직 뭐 심기는 이른 시기여!!!
조급증은 금물~
감자는 많이 먹지도 않음시롱~ 감자 아직도 못 심었다고 난리여...
그래도 남들 다 심었는데 말이지...
이 비 그치면 거름내고 밭 갈아달라 해야지...
안 해주기만 혀봐!!!
올해 감자 못 얻어묵을 줄 아셔!!!
맨날 일 서서히 혀~ 몸생각해가며 햐~
다들 말은 그렇게 하면서 정작 일이 생기면 다 어데로 가고 없다...
일복이 알아서 찾아오는 산녀와
일복이 알아서 피해가는 무늬만 나무꾼은...
천생연분이란다...
호박구덩이도 서너군데 파서 거름 넣어야 하고
노각오이 심을 곳도 장만해둬야 하고
대파는 어따 심을꺼나...
비오는 봄날~
빗소리 들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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