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농사일은 타이밍~

산골통신 2020. 3. 9. 19:52

 

이따 밤부터 비온댜...

그럼 또 며칠 풀도 못 뽑고 거름도 못 주고...

일이 연짱 밀린다고...

그러면 서둘러야 혀...

 

수다는 그만 떨고 풀 부지런히 뽑아제끼고

다음엔 그 위에 거름을 뿌려야 혀~

 

그간 달구시키들이 싸제낀 달구똥거름이 실하고 좋으니~

올해엔 쟈들을 좀 쓰자!!!

 

외발 구루마에다가 소똥치는 오삽을 들고

닭집 홰 밑에서부터 문앞까지 싹싹 긁어나오기 시작했다.

오메~ 먼지야...

이기 흙먼지냐 똥먼지냐?!

 

푸대에도 담고 구루마에도 퍼담고 수차례 닭집과 밭을 오고갔다.

산골이라 밭이고 뭐고 평지가 별로 없다.

오르락 내리락~

오늘 만보찍겠네!!!

 

닭집앞 밭에 술술 뿌리고

그 밑 언덕밭 산나물밭에도 술술 뿌리고

주욱 내려와서 텃밭에도 왕창 뿌리고

내친김에 거름 많겠다~

마당까지 진출해서 나무들에게도 골고루 술술 뿌려줬다.

 

며칠전에 거름 준 거는 월동 후 올라온 작물들에게 웃거름 준거였고

지금은 앞으로 작물을 심을 빈 밭에 이를테면 밑거름인 셈!!!

 

시작이 힘들지 일단 시작만 해놓으면 일은 하게 되어있다.

비는 온다하지~

일손은 역시나 없지...

지금 일 안 하면 올해 뭐 얻어묵을 것이 없지싶어

열심히 했다.

 

절대 무리 안 하고

가끔가끔 먼산도 바라보다가 앉아 쉬다가

달구시키들 혼 좀 내다가 병아리육아실 문짝 달아놓은 거 보수좀 더 하다가

비닐온실에 들어가 꽃구경하고 놀다가~

뭐 그리 했다.

어차피 오늘 중에만 하면 되는 일이고 이 일하고 또 다른 일은 더 못햐!!!

 

아기냥이들이 정짓간 가마솥에 들어가서 놀더라~

쟈들은 뭐 들어갈 구석만 있으면 겨들어가...

니 그러다 탕 되는 수 있다!!! 조심혀!!!

삼숙이는 방금도 무릎 위에 한참 앉아있다가 갔다.

산녀 앉아있는 꼴을 못 봐!!!

 

일 마치고 이른 저녁 먹고 마당에 나와서 땅거미 지는 거 바라보며

서서히 어두워가는 서산하늘 색깔 구경하며...

 

하루를 마감한다...

이제부턴 쉬는 게 일!!! 쉬자!!!

이따 밤부터 비온다하니 맘놓고 쉴 수 있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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