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배추꽃은 언제보고~

산골통신 2020. 3. 4. 17:39

 

 

 

 

 

 

 

 

 

 

학교댕길때 생물 교과서에서 본게 아마 맞을겨...

실물로 배추꽃은 어릴때야 봤겠지만 도시에서 어디 그게 가능한 일인가...

십자화과 어쩌고...

 

작년 김장배추를 뿌리채 저장하다가 마지막 남은 걸 그대로 땅에 묻었지.

어찌되나 보려고... 뭐 그냥 호기심에서...

저리 꽃대가 뚫고 나올줄은 예상을 못했는데 말이야...

하여간 저리됐어. (사진 3장 과정샷으로 추가함!)

저걸 이제 어쩌나... 씨앗 맺히는 걸 보고 그 씨앗을 파종해볼까? 되나 안 되나?

이웃 아재는 안된다고 하더마는... 뭐 옛날엔 다 이렇게 씨앗 채종해서 다 재배하고 그러지 않았나?!

요즘에야 다 종묘상에서 씨앗을 사다 쓰지만~

이제 식량전쟁 일어나면 다국적 기업으로 넘어간 종묘상들이 담합을 하면 우린 농사도 못 지을지도 몰러...

씨앗은 곧 생명이고 국력인데...

 

작약이 촉을 내밀길래 주변을 이리저리 치워줬더니 밑에 씨앗들이 떨어져 싹이 텄더라고...

하나하나 주워모으니 60여 개나 되네~ 많구만~

저 작약 모종이나 뿌리를 사려면 그것도 돈인데...

모종판을 가져다 상토를 담고 하나하나 심어뒀다.

작약꽃길 만들어도 되겠네~ 잘만 키우면...

 

어제 거름내느라 힘좀 썼더니 그예 탈이 났다.

나이탓 안 하고 싶은데 아직 환갑도 안됐구마는...

기운이 빠져 초저녁부터 뻗어서 담날 오늘 아침까지 내처 쉬었다.

그러고도 컨디션 회복이 안되고 또 날씨가 바람불고 쌀쌀해서리...

 

에라이... 특별히 할 일도 없는데 오늘은 쉬자 싶었는데...

음... 그랬는데...

인형눈알붙이기 알바가 들어왔다는 긴급한 소식이 타전!!!

후닥닥 컴을 키고 접속을 하니 과연!!!

음... 산녀는 놀라는 팔자가 아닌가벼!!!

한나절 마우스붙잡고 열일했다!

이 나이에 누가 돈을 벌게 해주나.. 그것도 이 산골짝에 처박혀 사는 아낙에게...

암소리 군소리 닥치고 하라는 거 열일해야지!

 

바람부는 날에는 비닐온상 안이 천국이다...

이기냥이들은 노상 여기서 죽치고 노는 듯하고

똘망이도 가끔 애용을 하고

지지봉이 도시냥이들은 주로 할매네 집에 가서 놀더라...

똘망이가 밥먹으러 왔는데 누가 자꾸 똘망이밥을 먹어치워...

누겨?!

밥그릇 비었다고 한소리 듣기전에 얼른 갖다 한그릇 부어줬다.

 

봉덕이는 요새 신났다.

그간 하릴없이 나무토막 모아다 물어뜯고 지냈는데

산녀가 양푼 그득 뼈다귀를 갖다 줬거든...

간만에 사골을 고아서 나온...

여기저기 땅에 파묻어놓고도 남으니까 하나씩 하나씩 갉아묵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모르더라...

 

달구시키들은 잘 지낸다.

날이 따셔서 그런지 밥을 잘 줘서 그런지 알을 잘 낳는다.

저 중에는 분명 늙은 암탉들도 많을텐데 그러면 알 낳을 시기가 지난 노계도 있을텐데...

밥을 잘 줘서 그런가... 안 낳는 닭이 없어... 희한하네...

할매가 그러시긴 했지.

알 안 낳는다고 폐계처분한 닭들도 밥만 잘 주면 알 잘낳는다고...

그 말이 맞나벼!!!

닭 수명이 30년 되나?! 어디 두고봅세! 암탉은 안 잡아묵을거니께 니들 사는날까지 살아봐라...

2015년생 암탉들!!!

 

바람이 억수로 불어제낀다.

안그래도 적막한 산골에는 더더욱 인적이 끊기고

마당엔 아기냥이 두 마리와 봉덕이라는 개 한 마리가 숨바꼭질 달리기 중이다!!!

마당이 좁다하고 뛰댕긴다!

애기때부터 같이 자라서인지 아주 세 마리가 마치 현실남매같다!

 

봄은 잔인한 달이라더니...

날씨가 참 변화무쌍 요시랑방정을 떤다...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오기가 이리도 힘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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