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모처럼 장에...

산골통신 2020. 2. 14. 15:55

 

 

 

 

 

 

 

 

 

 

시내 볼일이 갑자기 생겨서 나갔다 왔다.

마침 날씨도 좋고 뭐 딱히 급하게 할 일도 없고해서리...

 

물건너 버스정류장 차시간맞춰 나가는데 마을에서 나가는 차량과 마주쳐...

그냥 버스타고 가겠다는 걸 굳이 자기 차에 태워가는 마을 동갑내기 아저씨~

그 아저씨는 내를 기억하나 내는 당췌 기억에 없는...

동갑이니 말놓는다고 나보고도 반말을 하라네...

뭐 그러거나 말거나 시내까지 편하게 왔네 그랴~

모친이 고관절 부상으로 입원하셔서 다니러왔단다...

에휴... 마을에 그러하신 어르신들이 여럿 된다.

 

볼일 마치고 정류장으로 가는 길에 버스시간이 여유가 좀 있어 둘레둘레 구경하다가 꽃집이 보여서 냉큼 들어갔지!

뭐 눈엔 뭐만 보인다고 ㅎㅎ 그예 못 지나친다.

 

아직 날이 춥고 또 언제 닥칠지 모를 한파에 장거리에는 모종들이며 뭐 여타 봄기운이 안 보인다.

아이비 5포기 히야신스 10포기 제라늄 10포기

작은 놈들로 사들고 왔다. 아직 철이 일러서 나와있는 것이 없어 더 고를 것이 없더라.

 

시와버스정류장에는 노인분들이 그득 앉아계신다.

마을 아재 내외분도 만나 인사 여쭙고... 병원에 다녀가시는듯 싶었다.

마을 앞에서 내려 아재는 오토바이~ 아지매는 전기전동차를 타고 가시더라... 장날이면 물건너 정류장에는 전동차와 오토바이가 여러 대 정차해있다.

이젠 걸어다니시는 것이 불편하셔서 각각 한대씩은 갖고 계신다.

모두 걸어다니면서 논밭 일 안 한다!

 

아이비는 노란 화분에 모두 심어 비닐하우스 천정 골조에 척 걸어놓았다.

전에 국화가 있던 화분이었는데 국화는 할매할배 산소 상석 둘레에 심어두고 비어있던 것이다.

언제고 덩굴 식물 구해다가 늘어뜨려야지 하고 맘 먹었었는데 오늘에사 해놓았네.

 

히야신스와 제랴늄을 화분 하나하나 심어두고 물을 흠뻑 뿌려줬다.

주는 김에 하우스 안에 있는 애들도...

대낮의 비닐하우스 안은 한여름이다!!!

 

며칠 전 묻어둔 배추 꼬갱이에서 대궁이 올라오더니 꽃몽우리가 맺혀있다! 세상에나... 눈으로 봤어도 참 희한타 할 판에 이야기만 하면 아무도 안 믿을겨!!!

 

잎이 죄다 떨어져 앙상해있던 명자나무에 새 잎이 돋아나있다.

참 이뻐서 보고 또 보고...

 

한참 퍼질러 앉아 흙일을 하고 있으니 맘이 참 평온해진다.

이리 할 수 있음에 고맙고 또 고마운 생각이 들더라...

가끔 속에서 울컥 울컥 솟는 원망과 노여움 괴로움 두려움 불만들이 있어도 호미들고 낫들고 허리 구부려 한참 일을 하노라면

모두 모두 가라앉는다...

 

세상 사는게 무언고... 왜 이리 사는고...

깊이 생각할 것이 없다 싶다.

지금 내 있는 자리에서 하루하루 내 몫 살아내면 되겠지...

그 외 무얼 더 할 수 있으려나...

할 수 없는 것 인연 닿지 않는 것들을 애써 하려 해봤자 안 되는 일 맘만 아프지...

 

꼬마비닐하우스 안 상추 한줌 뜯어다가 상추비빔밥 한양푼 비벼서 한 끼 때우고 또 비닐온상에 간다~

아기냥이들이 쫓아와 같이 논다. 봉덕이도 묶여있지 않으면 같이 와서 노는데 마을에서 민원이 들어와 못 풀어놓는다.

 

똘망이는 여친하고 같이 놀러 다니느라 밥 때만 겨우 본다.

대신 볼 때마다 수다 한바탕 해제끼는데 똘망이여친도 그걸 보고 배웠는지 갸도 나만 보면 막 뭐라 떠든다...

아마 지들끼리 산녀에 대해 뭔가 수근수근 이야기가 오고간 모냥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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