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저녁 서서히 선선해진다.
새벽엔 겨울옷 또는 봄옷 아침엔 가을옷 낮엔 여름옷
다시 봄옷쯤으로 갈아입었다가 겨울옷으로 무장해야한다.
그래서 집 문앞 연장겸 일옷 걸어두는 곳에는 비옷을 포함해서 사계절 일옷이 골고루 걸려있는...
이른 아침 밭두렁 풀섶 이슬이 촉촉하게 젖어있으면 그날 낮에는 덥거나 따시다.
산골 이웃집 마당에는 들깨랑 이런저런 콩들이 털어 씻어 건져 널어져있다.
아직 검정콩이랑 흰콩은 밭에서 막판 여물어가고
양파모종이 밭 구석에서 자라고 있고
마늘씨를 또개 장만하고 있다.
묵나물 될만한 것들을 데쳐 말리고 있고...
밭에는 이제 김장용 무 배추만 남아있나...
마을 앞 논에 나락들은 다 추수를 했다. 우리집 논을 끝으로...
작년엔 제일 먼저 해주더니 올해는 꼬래비로 베어주네.
뭐 그러거나 말거나 늦게 하는게 더 여물고 말라서 좋다.
올해는 정부 매상을 대야하는데 해줄지 모르겠다. 농협 창고로 실어나를 일손을 부탁했는데 요새는 남의 일 잘 안해주려고 해서 좀 힘들다.
할 수 없이 도지를 받고 넘겨야 하지 않을까...
한 마지기당 쌀 한 가마니 80키로를 준다는데 요샌 인건비가 올라서 반가마로 떨어졌다나...
논이 상답이면 도지가격이 오르고 별로 션찮으면 줘도 안한다.
요새 시절이 그렇다.
이웃에 논 700평이 나왔는데 아무도 부치는 사람도 사려는 사람도 없어서 묵혀져 있다.
바로 마을 옆이고 물 사정도 좋고 길가라서 일하기도 좋은데
비탈이라 다락논처럼 3단계로 나뉘어져서 불편하다나...
그 땅을 사서 집을 근사하게 짓고 나머지는
텃밭하면 참 좋겠다 싶은데...
남서향에 마을 위라 전망도 좋고...
탐은 나는데
참 아깝다.
논주인은 우리보고 사라하지만... 우리 땅과 붙어있어서 뭘 하기도 좋긴 하지만...
만약 가진 돈이 넉넉했다면 장기적으로 보고 사놓기라도 하련만...
뭐 어쩌겠노... 형편이 안되는걸...
그리고 있는 땅도 처치곤란이라 ...
오며가며 바라보며 아쉬운 맘 그득이다...
이제 마을 사람들 중 농사지을 수 있는 장정이 드물다.
그래서인지도 모른다.
저 논을 안 사는 이유가... 있는 논도 감당을 못하는 세월이 오는데 더 늘릴 필요가 없는거지...
뒷골에도 1,600여 평 논밭이 매물로 나와있다. 그 중 밭은 호두나무등 과실수를 심어두고 논은 이웃이 부치고 있더라.
이젠 묵논 묵밭이 흔해졌다.
그리고 빈집도... 우리집 앞 집 하나 곧 허문단다.
업자에게 600만원 주고 허물어달라헸단다.
살기는 참 좋아졌으나 사람 구경하기 힘든 참 희한한 세상이 왔다.
어제 해거름에 산책겸 논두렁 밭두렁 산길 냇가 둑길따라 골고루 걷다가 저 멀리 이웃마을까지 걷다왔다.
근 10여 키로를 걸으면서 사람 하나 안 만났다...
냇가 청둥오리떼들만 시끌시끌...
'산골통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졸지에 앓던 이를 빼다... (0) | 2019.10.29 |
---|---|
벌써 2020년이래... 농사달력 주문해야!!! (0) | 2019.10.28 |
동동구월이라... (0) | 2019.10.22 |
묵은지 맛이 지대로... (0) | 2019.10.13 |
올해 감은 말짱~ (0) | 2019.10.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