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정 칠월 건들 팔월 동동구월이라 했는데
올해는 어정이고 건들이고 동동이고 간에 다 흐지부지... 그냥 저냥 살고 있다.
논농사야 맡겨 지으니 할일이 없고...
밭 조금 한 오백여 평 텃밭 삼아 짓는거라 딱히 할일 없고...
지금 밭에 있는 건 김장용으로 쓸 무 백여 포기 배추 250포기 정도...
들깨는 진작 베어 눞혀 놓았으니 마르면 털면 되고...
고추도 지난주에 뽑아놨으니 달려있는 고추들 붉어지면 하루 날잡아 따말리면 되고
집옆 서너군데 텃밭은 끝물이라 풀이 자라건 말건 냅두고...
일 없다카이...
산골이웃들이야 지금 한창 나락 수확해야하니 동분서주 바쁘고
콩꺽고 나르고 말려서 타작해야하고
들깨도 많이 하는 집은 일이 많을게고
동동구월은 이제 다 옛말이라...
트렉터가 있고 콤바인이 있으니 운전할 줄 아는 일손 두엇만 있으면 만사 오케!!!
예전에야 온식구 다 총동원해서 아니면 마을 품앗이로 논마다 댕기며 볏짚을 일일이 가려 묶어 세워놨다가 짚가리 처올려 만들어놨다가 집으로 외양간으로 날라야했지만
이젠 마시멜로우라나 공룡알이라나... 그리 부르는 하얀 짚뭉치만 논에 굴러댕긴다.
트렉터와 짚걷는 기계만 있으면 온리 장정 하나 일거리다.
추수한 나락 말리는 것도 전에야 햇살 좋은 너른 터에 일일이 천막이나 망을 깔고 말리고 덮고 거두어 담고 매일매일 했지만... 비라도 오면 낭패나고...
이젠 나락 벼 말리는 기계가 마을마다 들어서서 넣고 빼고 하는 장정 하나만 있으면 이또한 만사 오케...
푸대에 일일이 담는 일도 안 한다.
톤백이라 해서 이따만한 푸대에 콤바인에서 바로 담아 트렉터로 들어 나르고 다 마르면 트럭이 싣고 간다.
세상 참...
이러니 동동구월이 옛말이 될수밖에...
뭐 그래도 쪼매 바쁘긴 하다...
가을 햇살 좋으니 뭐든 말려야 하고
뭐라도 거둘 것이 소소하게 있으니...
며칠 새에 식구들이 좀 늘었다.
어미를 일찍 잃은... 뭔 이유인지 모르나
고양이 새끼 세마리가 들어왔다.
그중 가장 작은 아기가 어제 죽어 나무밑에 묻어주고...
두 마리가 살아남았다.
어미손길이 한달은 더 필요했던 아기들이었는데 뭔 인연으로 우리집에 왔는지...
그래도 산목숨이고 집에 깃든 생명이라 신경 써가며 돌봐주고 있다.
서서히 겨울 월동 준비를 해야한다.
아궁이 불 땔 장작도 한차 장만해놔야하고...
좀 쉬었다가
나가서 쌀방아도 찧고 일 좀 해야지...
'산골통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벌써 2020년이래... 농사달력 주문해야!!! (0) | 2019.10.28 |
---|---|
하루하루 추워진다. (0) | 2019.10.26 |
묵은지 맛이 지대로... (0) | 2019.10.13 |
올해 감은 말짱~ (0) | 2019.10.11 |
부슬부슬 부슬비는 하염없이 뿌리고... (0) | 2019.10.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