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농사 흉년이라는 말을 간간이 들었는데
마을 집집마다 두어 그루씩 있어 가을 이맘때면 빨간 감들과 가을 하늘 낙엽
누런 들판 등등과 더불어 그림 그 자체가 되어주었는데
올해는 그닥... 볼 것이 없다...
늦게나마 아기꽃사과를 따모아 술담궈두고
나무 전지도 좀 하고
고추 부각 이리저리 잘 마르라고 뒤적여주고
하는 김에 홍시랑 단감이랑 따서 간간이 간식으로 먹어주고
떨어져 터진 홍시들은 한 양동이 따로 줒어 모아 닭집에 던져주고
엄마닭 다섯마리가 각 10여 개씩 알을 품고 들앉아
은근 가을 서리배 병아리를 기대했는데
세 마리가 알둥지가 맘에 안 들었는지 뛰쳐나가고
두 마리가 겨우 남아 알을 품는데
먼저 까여나온 병아리들만 간수하느라 뒤늦게 까여나올 알들을 내팽개쳐... ㅠㅠㅠ
그만 각 4마리씩 8마리 달랑 꼴랑~
뭐 저런 엄마닭들이 다 있누?! 성질도 급하지...
그래서 부화실패한 남은 수북수북 알들을 모아다가 새로 가족으로 들인 강아지 공덕이한테 상납했다.
매일매일 두 개씩~ 잘 묵더라...
산골 이웃들은 뭐든 거두어 말리느라 마당이 그득하다...
우린 그저 고추부각하고 뭐 거시기 긁적~
내일은 들깨를 베어 눞혀놔야겠네...
더 늦기 전에 해야지.
갑자기 집에 식구들이 막 늘었다.
도시 아이들이 키우던 지지랑 봉이 자매냥이가 이런저런 사정으로 이사를 왔다.
나무꾼이 들인 백구 강아지 공덕이랑~
티격태격하며 잘 살고 있다.
전형적인 도시냥이었던 지지랑 봉이는 그새 산골삶에 적응하여
외출냥이가 되어 신나게 살아간다~
매일 어디를 쏘댕기는지 모르지만 하여간 잘 돌아댕기더라...
그 덕분에 집 근처를 영역삼아 살던 대여섯마리 들냥이들이 어리둥절~
똘망이랑 봉숙이랑 똘망이여친이랑
등등... 숨바꼭질을 하며 서로의 영역을 사수하고 사는듯...
공덕이는 이제 완전히 적응했다.
새벽에 산식구들이 내려오는지
콩콩 짖어대는 통에 새벽잠을 설치긴 하는데...
뭐 그래도 잘 놀고 잘 먹고 하니 냅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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