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올해 감은 말짱~

산골통신 2019. 10. 11. 18:25

 

 

 

 

 

 

 

 

 

감농사 흉년이라는 말을 간간이 들었는데

마을 집집마다 두어 그루씩 있어 가을 이맘때면 빨간 감들과 가을 하늘 낙엽

누런 들판 등등과 더불어 그림 그 자체가 되어주었는데

 

올해는 그닥... 볼 것이 없다...

 

늦게나마 아기꽃사과를 따모아 술담궈두고

나무 전지도 좀 하고

고추 부각 이리저리 잘 마르라고 뒤적여주고

 

하는 김에 홍시랑 단감이랑 따서 간간이 간식으로 먹어주고

떨어져 터진 홍시들은 한 양동이 따로 줒어 모아 닭집에 던져주고

 

엄마닭 다섯마리가 각 10여 개씩 알을 품고 들앉아

은근 가을 서리배 병아리를 기대했는데

 

세 마리가 알둥지가 맘에 안 들었는지 뛰쳐나가고

두 마리가 겨우 남아 알을 품는데

먼저 까여나온 병아리들만 간수하느라 뒤늦게 까여나올 알들을 내팽개쳐... ㅠㅠㅠ

 

그만 각 4마리씩 8마리 달랑 꼴랑~

뭐 저런 엄마닭들이 다 있누?! 성질도 급하지...

 

그래서 부화실패한 남은 수북수북 알들을 모아다가 새로 가족으로 들인 강아지 공덕이한테 상납했다.

매일매일 두 개씩~ 잘 묵더라...

 

산골 이웃들은 뭐든 거두어 말리느라 마당이 그득하다...

우린 그저 고추부각하고 뭐 거시기 긁적~

 

내일은 들깨를 베어 눞혀놔야겠네...

더 늦기 전에 해야지.

 

갑자기 집에 식구들이 막 늘었다.

도시 아이들이 키우던 지지랑 봉이 자매냥이가 이런저런 사정으로 이사를 왔다.

나무꾼이 들인 백구 강아지 공덕이랑~

티격태격하며 잘 살고 있다.

전형적인 도시냥이었던 지지랑 봉이는 그새 산골삶에 적응하여

외출냥이가 되어 신나게 살아간다~

매일 어디를 쏘댕기는지 모르지만 하여간 잘 돌아댕기더라...

 

그 덕분에 집 근처를 영역삼아 살던 대여섯마리 들냥이들이 어리둥절~

똘망이랑 봉숙이랑 똘망이여친이랑

등등... 숨바꼭질을 하며 서로의 영역을 사수하고 사는듯...

 

공덕이는 이제 완전히 적응했다.

새벽에 산식구들이 내려오는지

콩콩 짖어대는 통에 새벽잠을 설치긴 하는데...

뭐 그래도 잘 놀고 잘 먹고 하니 냅둔다...

'산골통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동구월이라...  (0) 2019.10.22
묵은지 맛이 지대로...  (0) 2019.10.13
부슬부슬 부슬비는 하염없이 뿌리고...  (0) 2019.10.07
역시 해야할 일은  (0) 2019.09.25
다시금 적응하기...  (0) 2019.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