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풀뽑기...

산골통신 2019. 8. 25. 23:19

 

 

 

 

텃밭 한바퀴 돌며 풀을 뽑고 베고 치우고

언덕밭은 일단 제끼고

닭집 앞 밭에는 음...

 

한참을 바라보고 또 바라보다 겨우 엄두를 내서 풀을 뽑기 시작했다.

실처럼 가느다란 정구지 사이사이 풀을 뽑는 건 마치 검은 머리칼 속 흰머리칼 찾아 뽑는 것 같으려나...

 

그래도 뜬기있게 하나하나 서둘지 않고 찬찬히 했다.

중간 중간 성질 안 내려고 무쟈게 맘을 다독거리면서...

 

쑥갓 베어낸 자리와 모듬상추 정리한 빈 자리에는 쪽파씨앗을 묻었다.

씨앗이 제법 많아 심은 만치 더 심어야 하는데 마땅한 밭이 없어...

 

여기저기 빈 자리가 될만한 곳을 찾아 헤매다가

텃밭 양배추 걷어낸 자리와 오이덤불 걷어낸 자리등등이 당첨~

그곳엔 노각오이 덤불이 쳐들어와 무성히 뻗어나가고 있었는데 과감하게 걷어버리고 자리를 만들어냈다.

 

내년 봄 막걸리에 쪽파전 해묵을 철에 뽑아먹을 쪽파가 없다는 건 생각도 하기 싫어 ㅎㅎ

기어이 여기저기 세 군데 쪽파밭을 만들어놨다.

왜 세군데냐 하면... 음 그 이유는...

 

하나는 내 뽑아먹을 용도

또 하나는 나눠줄 용도

또 하나는 씨앗 갈무리할 용도...

한군데 다 심어버리면 언넘들이 다 뽑아가서 씨앗도 못 건진단 말이다~

씨앗할 거리는 구석탱이에 숨겨둬야혀~ 유비무환!!!

 

이제 남은 일은

삼동추씨앗 뿌리는 것하고

달랑무랑 열무랑 등등 나물씨 뿌리는 게 남았는데

밭 장만 하는게 일거리라...

고민 중이다.

 

만약 내일 아침 눈 떴을때 일 발동이 잘 걸리면 밭일을 하는 거고

지지부진 맘이 안 잡히면 면에 미장원 가는 날로~ ㅋㅋ

머리 산발하고 만리타국 딸래미 만나러 갈 순 없자나...

 

나무꾼이 예초기 들고 여기저기 풀을 깍아줬다.

고추도 네번째 따서 말리고 있고~

모든 일이 순조롭게 흘러가고 있다.

 

그냥 예감에 앞으로는 일들이 다 잘 풀릴 거라는 생각이 문득 대책없이 든다.

진짜 그랬으면 좋겠다...

 

오늘은 방앗간에서 빻아온 콩가루에 정구지찜해서 원없이 먹었다.

큰 찜솥에 그득그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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