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한바퀴 돌며 풀을 뽑고 베고 치우고
언덕밭은 일단 제끼고
닭집 앞 밭에는 음...
한참을 바라보고 또 바라보다 겨우 엄두를 내서 풀을 뽑기 시작했다.
실처럼 가느다란 정구지 사이사이 풀을 뽑는 건 마치 검은 머리칼 속 흰머리칼 찾아 뽑는 것 같으려나...
그래도 뜬기있게 하나하나 서둘지 않고 찬찬히 했다.
중간 중간 성질 안 내려고 무쟈게 맘을 다독거리면서...
쑥갓 베어낸 자리와 모듬상추 정리한 빈 자리에는 쪽파씨앗을 묻었다.
씨앗이 제법 많아 심은 만치 더 심어야 하는데 마땅한 밭이 없어...
여기저기 빈 자리가 될만한 곳을 찾아 헤매다가
텃밭 양배추 걷어낸 자리와 오이덤불 걷어낸 자리등등이 당첨~
그곳엔 노각오이 덤불이 쳐들어와 무성히 뻗어나가고 있었는데 과감하게 걷어버리고 자리를 만들어냈다.
내년 봄 막걸리에 쪽파전 해묵을 철에 뽑아먹을 쪽파가 없다는 건 생각도 하기 싫어 ㅎㅎ
기어이 여기저기 세 군데 쪽파밭을 만들어놨다.
왜 세군데냐 하면... 음 그 이유는...
하나는 내 뽑아먹을 용도
또 하나는 나눠줄 용도
또 하나는 씨앗 갈무리할 용도...
한군데 다 심어버리면 언넘들이 다 뽑아가서 씨앗도 못 건진단 말이다~
씨앗할 거리는 구석탱이에 숨겨둬야혀~ 유비무환!!!
이제 남은 일은
삼동추씨앗 뿌리는 것하고
달랑무랑 열무랑 등등 나물씨 뿌리는 게 남았는데
밭 장만 하는게 일거리라...
고민 중이다.
만약 내일 아침 눈 떴을때 일 발동이 잘 걸리면 밭일을 하는 거고
지지부진 맘이 안 잡히면 면에 미장원 가는 날로~ ㅋㅋ
머리 산발하고 만리타국 딸래미 만나러 갈 순 없자나...
나무꾼이 예초기 들고 여기저기 풀을 깍아줬다.
고추도 네번째 따서 말리고 있고~
모든 일이 순조롭게 흘러가고 있다.
그냥 예감에 앞으로는 일들이 다 잘 풀릴 거라는 생각이 문득 대책없이 든다.
진짜 그랬으면 좋겠다...
오늘은 방앗간에서 빻아온 콩가루에 정구지찜해서 원없이 먹었다.
큰 찜솥에 그득그득~
'산골통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 풀... 그리고 (0) | 2019.09.19 |
---|---|
짐싸기~ (0) | 2019.08.27 |
김장 무 배추를 심어야... (0) | 2019.08.22 |
비 그치고 난 뒤... 엥?! (0) | 2019.07.30 |
습기 가득찬 나날... (0) | 2019.07.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