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매화는 만발이요~~ 나물도 지천이라...

산골통신 2011. 4. 11. 16:49

매화가 활짝 피었다. 더 필 것도 없이 한창이다.

벌 나비 곤충들.. 나무 사이에 서있으면 귀가 윙윙거린다. 벌에 쏘일새라 살짝 피해주기도...

밑가지 곁가지만 쳐주고 윗가지들은 그냥 냅뒀다.  수세를 잡으라고. 올 유월 매실따기가 조금 목이 아플꺼나?

 

매화 향이 이렇게 좋을 줄은 몰랐지.  찔레꽃향기에 취해 맨날 오월이면 헤롱헤롱대면서

정작 가까이 있는 매화향은 좀 덜 이뻐했더랬다. 하긴 나무들이 어려 향을 퍼뜨리기엔 좀 역부족이긴 했어 뭐..

나무 수량을 좀 세어봐야겠다. 수짙은 곳엔 나무들 몇 그루가 죽었다. 겨우내 추워 죽었나 했더니.. 아무래도 습기가 차서 그랬나보다.

 

 

 

지난 겨울 쳐낸 나뭇가지들을 일일이 집어다 산비탈 한짝에다 쌓아놓는다.

선녀 나르고 나무꾼 쌓는다. 바람이 몹시 불어 머리카락이 흩날린다. 걸구친다.

챙모자를 찾아 쓰고 나왔다.

하루종일 매화꽃 구경하며 매화주 한잔 걸치고 놀아도 되겠다.

일이 많아 그러지 못함을 통탄씩이나 하며... ㅎㅎ

나뭇단 다 쳐무지고... 아궁이 재 쳐놓은거 밭 여기저기 갖다 뿌리고...

토꾸바 올라가는 길에 있는 약샘에 올라가서 목좀 추기고...

 

밭에 나물들이 한창이다.  수에추가 정신없이 돋아났더라.

호미를 들고 퍼질러앉아 잠시 캤는데도 들통에 그득이다.

 수에추 뿌리 참 길다. 그넘 참... 땅이 푸실푸실해서 호밋발이 잘 먹힌다.

산골사람들은 뿌리는 별로 안 좋아하고 잎만 데쳐 먹는다. 쌉싸름하니...  씀바귀사촌뻘이다.

고들빼기 닮기도 했고...  뿌리가 오독오독 씹히는 맛이 일품인 나물이다.

고들빼기는 있는 곳에만 있는 귀하신 몸이라.. 선녀는 흔한 수에추를 더 이뻐한다.

민들레도 요새 캐먹으면 좋지.

 

노란꽃은 꽃다지 하얀꽃은 냉이꽃이다.  이제 한물 갔다. 늙었다 이말이다.

이제 냉이는 질기고 억세서 환갑진갑 다 지냈다.  열심히 꽃피고 씨맺어서 후일을 기약하는거이지...

 

요게 고들빼기하고 수에추인가?  가끔 눈에 띈다.

 

요건 칼속새다. 잎이 더 크고 길고 넓은 게 속새라 하고 요건 칼날같이 생겨서 이름이 이모양인가보다.

쓰기로 말하면 마치 하얀약가루 저리가라다. 미친다.  그래도 입맛 없을때 한입 집어먹으면 그럭저럭 입맛 돌아온다.

하지만 울 나무꾼은 안 쓰다네... 참 희한하지...

 

잠깐 쉴참에 호미들고 돌아댕겼는데 이만치 장만했다.

정구지가 풀 속에서 이쁘게 통통하게 자라고 있었고.. 지들끼리 씨 퍼트리고 번져서

제법 많더라. 누가 정구지는 풀하고 쌈에서 진다고 했노... 야생으로 얼마든지 잘 자라더마...

달래다.  전에 전에...  씨를 그냥 흩뿌려놓았었다.  달래도 있는 곳에서만 자라는 애다.

한 줌 두 줌 뽑았는데 이만치다.  자잘한 애들은 더 자라라고 묻어주고 먹을만한 애들만 갖고 왔다.

야생 정구지... 살 통통한거 봐라... 집 뒤 텃밭에 일삼아 가꾸는 애들은 이거 반의반도 못 하더라.

 

저 멀리 이웃 밭 고랑 다듬는 내외분...  아재가 관리기로 골타고 아지매가 골 다듬으신다.

허리는 다 구부러지셨는데도 일은 얼마나 하시는지... 

산골 농사꾼들은 아마도 빈논 빈밭 두고는 못 보는 그런 성향이신지..

 

산비탈 도랑가에 머구가 대단하다.   그걸 또 보고 지나칠 선녀 아이지...

일하다 말고 쪼차가 한 잎 두 잎 뜯는다.

요새 머구 잎은 약이다. 연한 첫 잎이라 쓴 맛도 덜하고 먹기마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