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아기 방아깨비들~

산골통신 2009. 5. 10. 18:16
이런 일은 또 첨...

도시아낙네 집에 돌단풍 화분을 햇살바른 마루에 들여놓았더랬죠.
곷도 다 지고 그냥 잎 무성한 넘을...

마당 샘가에 나란히 자라는 돌단풍들은 물을 많이 묵어 그런가
엄청 번지고 커졌어요.
헌데 화분에 있는 이넘만 조그맣고 자잘하더군요.
역시 어떤 틀에 갇히면 문제가 왕왕 일어나죠.

향패랭이와 아기 소나무 한 그루
일곱살 먹었다는 분재백일홍...
돌단풍
그리고 고양이가 좋아하는 캣잎...(다 뜯어먹고 뿌리만 남아있음)

이 도시아낙~ 산꼴아낙네 집에서 야금야금 자꾸만 뭔가를 돌라갑니다.
이 도시아낙 왔다가면 하여간 뭔가가... 없어졌다고 봐야합니다.
헌데 그 빈 흔적이 많이 남아있지 않은 것은 또 희한한 일이죠...

그 도시아낙이 어느날 으아~~ 비명을 질렀더래나요.
먼일?
돌단풍 잎사귀 위에 뭔가가 옹기종기 와그르르 몰려붙어있더래요.
먼고. 하고 자세 딜다보니
아기 방아깨비들이더랍니다.

열댓마리는 족히 더 넘을..

아침에 깨어났나봐요.
이리 팔짝 저리 팔짝~ 폴짝 펄쩍~
막 뛰댕깁니다. 온 마루를...

놀란 도시아낙~ 이걸 어째 저넘들 어째~
동동거리다가..
화분째 마루 밖으로 내쫓았다죠.

그넘들 세마리만 남고 다 튕겨나갔어요.
잘 살겠죠?

세상에. 알에서 깨어난 방아깨비들이라니...
별넘의 일이 다 일어난대다요.

요즘 도시아낙네 집은 동물농장이 되어버렸답니다.
그집 얼라가 학교 앞에서 사갖고 온 올챙이들..
차마 갖다 버리진 못하고 통에 넣어 키우는데
한 마리는 용감하게 튀어나왔다가 밤새 말라죽어버리고~
다섯마리가 살아있는데 요 며칠 새 뒷다리가 불쑥 나왔대요~

조만간 앞다리도 튀어나올끼고~
꼬리없어지고 나면
갸들 어디로 튀어나갈까요?

훈이하고 민이하고~ 조카녀석들이 놀러와서
왜 이집엔 동물들이 많냐고...
이상한 집이라고 하더래요.

그래도 놀러오고 싶어 아주 몸살을 댄다죠.
도시아낙네 집에 사는 인간말고 동물들~
햄스터아줌마 두마리 아주 도도한 성질못된 고양이 한마리
갓깨어난 방아깨비 세마리
산골에서 강제이주된~ 왕개미들 수북수북~

조만간 더 늘어날 예정이래요.
그집 얼라가 산골아낙네 아롱이집에 사는 사슴벌레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으니까요.
그 사슴벌레 아롱이를 깨물어 내쫓은 전과가 화려한 넘인데요~
어찌 잡힐까 모릅죠~ ㅎㅎㅎ


어쨌거나 창밖 장미 덤불속으로 튀어나간 방아깨비들~~
잘 살겠지요... 졸지에 알 채로 산골에서 도시로 간 방아깨비들~ ㅋㅋㅋ
깨어나보이 도시더라~ ㅋㅋㅋ

내일 비가 온답니다.
비설거지는 대충 해놓았고
시간은 조금 널널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