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마당... 풀~

산골통신 2009. 4. 22. 09:35
비바람 거세게 불던 거에 비하면
비 양은 얼매 안 되었단다.
고로 가뭄 해갈은 안 되었단 거지비.

그래도 아쉬운대로 곡식 싹 틔울 정도는 되었던가.
밭두렁이 푸르르다.

마늘잎이 이제 뜯어먹어도 좋을 정도로 자랐다.
양파도 제법.

고구마 묻어놓은거 싹도 잘라 고구마도 심거야 하고.
감자는 어째 올라왔나 어쨌나~ 이넘은 여엉 늦어.
상추는 누가 다 뜯어먹을꼬.

이짝 할매가 캐던져버린 취나물 뿌리는 저짝 할매한테 갖다줬다.
저짝 할매는 정구지뿌리를 오매불망 원했었는데 그건 홀랑 까묵고!
엉뚱한 취나물뿌리를 갖다드렸당~ ㅋㅋㅋ
다음번엔 이것저것 나물 뿌리를 캐다 드려야지. 심심풀이 텃밭 가꾸시게.

머 그나저나 마당 잔디깔기는 물건너갔다.
이번참에 잔디마당으로 싹~~ 다듬으려했었는데

울 할매 벽력같이 호령호령하는 바람에 찍소리 못하고 어버버..
마당 풀 내가 다 캐마! 너들은 돈도 많다~ 잔디 가꾸는건 어데 돈 안 들고 쉬운줄 아냐~
다아 소하고 닭한테 캐다 갖다 줄꺼이니~ 냅둬라~~

울 할매 저러시다가 우리 어데 가고 없는 틈에 마당 세멘으로 싹 발라버리시는거 아닌가 몰러..ㅠㅠ
한다면 하시는 불도저 양반이여~ 번갯불에 콩 볶는거보다 더 후딱 해치우시는 분이시라...
단디 감시???!!!해야징~

어쨌거나 넘들 보기좋은 잔디마당 꿈꿨다가 도루묵 되어버렸다.
어째 우리 팔자에 그런 복? 이 있을라꼬~ ㅠㅠ

울집 마당 풀은 어찌 그리 잘 자라는지...
풀 한 포기 없는 매끈매끈한 마당을 보면 참 신비롭고 경이롭다.

이 산골짝에서 유일하게 흙마당으로 있는 집이 울집이다.
다아~ 마당풀에 진절머리가 난다고 몽땅 세멘으로 쳐발라버린지 오래다.
이건 게으른 거하고는 또다른 문제다.
쥔장 게을러 그렇다고 타박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더란 말이지비.. ㅠㅠ

하늘은 파란데 날은 춥다.
바람이 분다.
이런날 약치거나 비닐씌우기는 영 글렀지.

허리춤에 푸대 하나 매달고
명반 주머니 하나 꿰차고
긴장화 장갑 모자 단디 챙기고
산에 나물 뜯으러 갔으면 좋겠다.

지금 나오는 나물들이 뭐드라.
두릅 취나물 다래순 까치나물 참나물 엄나무순 오가피순 둥글레도 싹이 텄던가
더덕순도 대단할꺼인데...

더덕순 뜯어다가 효소 담갔더이~
울 나무꾼 노상 그것만 찾아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