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방울이 뚜닥 뚜닥 뜯는다.
시작하나보다. 울 꼬맹이 우산 안 갖고 갔는데...
자전거 타고 산길로 쉬익~~ 달려갔다. 냇가 둑길로 산길로 샛길로~
마음내키는대로 달려간다.
가다가 뱀도 만나고 족제비도 만나고... 메뚜기가 펄쩍 뛰다가 꼬맹이 눈을 한대 치는 바람에
줄행랑을 치고... 버럭 소리지르는 꼬맹이~
가을 한 가운데~ 꼬맹이 자전거 타고 학교다닌다.
지몸보다 더 큰 형꺼를 고쳐갖고...
형도 누나도 없는 이 산골에서 씩씩하게 살고 있다.
산골로 돌아오면 놀 친구가 없으니~ 학교 끝나고 친구들이랑 축구하다고 온다.
발가락이 벌겋게 되도록 공을 차길래 축구화를 사줬다.
오늘 콩을 꺽었다.
비도 온다카고~ 들에 그냥 놔두면 콩 다 떼니까~ 거둬들여야 한다.
할매는 콩을 꺾고 선녀는 콩단 묶어 나르고~
후둑후둑 떨어지는 비를 맞으며 콩을 날랐다.
들에 모두 콩꺽느라 콩단 나르느라~ 콩단 덮느라 바쁘다.
일손 부지런한 사람들은 벌써 담벼락에 콩단 다 쌓아놓았다.
저 외발수레로 수십번을 실어날랐다. 쌕쌕이 차로 한번에 끝내려고 했는데
밭에 차가 못 들어가 그냥 수레로 날랐다나~ ㅠㅠ
흰콩은 다 거둬들였고 검정콩만 남았다. 아직 잎이 그대로 있어 서리내리걸랑 거둬야겠지.
메밀도 여물어가는데 곧 거둬야겠고.
메밀꽃 하얗게 필때가 엊그제인데~ 벌써 저렇게 까맣게 씨가 여물었다.
올해 메밀묵 좀 낫게 해묵을 수 있겠다.
이제는 다 거둬야 할 시절이다. 들이 비어간다.
짚단도 다 모아서 조박거려놨다.
짚단이 숨이 죽어야 부피가 작아지니까 이렇게라도 해놓고 나중에 날 좋을때 실어갖고 오면 된다.
소먹을 짚이 모자르진 않으니까...
콩단을 마당에 다 실어다 놓고
이런저런 비설거지 하고나니~ 손목이 욱신거린다.
비 막 퍼붓기 전에 일 다 끝내려고 속도를 좀 냈더니만~
가을비라 그런가... 조용조용 내린다.
이런날... 아궁이 불 한부엌 쳐때고 들앉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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