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방 왼손 네번째 손구락 피난다. 반창고 덕지덕지 발랐다.
마당 풀을 어케든 손을 뵈주자고 몇날며칠을 벼르던 차.
날도 적당히 흐리고...
일감도 적당히 없고~~ (없긴 뭐가 없어. 산더미같구만~ 고개를 싹 돌리니껜 없지~)
맨손으로 첨엔 덤볐지.
이 더운날 장갑끼고 낫들고 하기 구찮아.
아이구.. 비가 어지간히 와서 이제 뿌리들이 실해 잘 안 뽑히네.
야들이 지들도 살라고 단디 뿌리를 박았네.
그래.. 너들이 그런단 말이지...
내도 방법이 있어.
낫을 들고 왔겠다.
척척 베어넘기려하는데... 이노무 풀들이 낫질에 걍 스쳐버린다.
으잉? 걍 누워버리네...
풀은 바람에 눕는다고 뉘 그랬나? 어디 시에서 읽었나? 누구 시지?
낫질 수십번을 해대도 싹싹 드러누웠다가 일어서는데 하~ 기가 차서리...
진짜 너들 그러지... 흠.. 두고보자.
내한테 낫밖엔 없는 줄 아니?
씩씩거리며 헛간에 들어가 전지가위 이따만한 놈을 들고 나왔다.
얘는 무식하게 큰 가위를 생각하문 된다.
양손에 잡고 쓱쓱 가위질을 해댄다.
흠흠.. 너들이 안심했지비~~ 다 주거써!!!
싹싹~ 이발하듯이 잘라나간다.
속션하다.
강냉이가 쪼차와 잘라낸 풀더미위에 뒹군다.
야! 너 뒹굴라고 베놓은거 아녀~ 안 내려와~~
아기고양이들이 다 쪼차와 어미곁에서 같이 놀라고 눈치를 때린다.
아롱이가 평상밑에 납작 엎드려 구경한다.
재는 온여름내 평상밑에서 살려나보다.
똥싸고 물 마실때만 겨나온다.
마당 끝에서 끝까정 싹 정리했다.
헌데... 잔디밭만이다... 나머진 호미로 해야한다.
풀을 이겨볼라꼬~ 딴에는 풀을 풀로써 이긴다~ 머 어쩌고 저쩌고 큰소리 땅땅쳐가며
잔디를 심었는데...
이노무 잔디가 참 약하더란 말이지.
토끼풀 쳐들어오면 깨갱하고~
이런저런 잡풀들한테 기를 못 펴고 살더란 말이지...
그래도 잔디밭쪽은 말끔히 정리했다.
이젠 맘놓고 댕겨도 되겠네. 그동안 풀 무성한 곳은 뱀때문에 겁났거든.
꽃범의꼬리가 너무 무성하게 번져 죄다 자빠져있다.
전에 흰발이란 강아지가 쳐들어와 짓밟고 간 뒤로 그렇다.
그걸 일으켜 세워 끈으로 묶어주려고 하니 잘 안 된다.
에잇! 양철사다리를 끌고와서 옆으로 기대놓고 돌로 눌러놓았다.
머 보기는 싫지만 냅두자.
참나리꽃이 눈부시게 피어난다.
꽃범의꼬리들한테 터를 뺏겨서 올해는 기를 못 펴고 드문드문 피어난다.
또
꽃범의꼬리들 때문에 영산홍과 철쭉이 흔적도 없이 가려져버렸다.
참 어지간한 넘들이다.
내 딴건 다 심어도 꽃범의꼬리와 벌개미취는 꽃밭에 안 심는다.
한짝 구석 지들 맘대로 살아도 되는 곳에 심을꺼다.
나무꾼이 아기소나무를 수십그루~~ 화분에 심거놓았는데
울 밭에 솔씨들이 날라와 절로 싹이 터서 자란 넘들인데...
캐버리기도 아깝고 해서 화분으로 옮겨심어서 키우고 있다.,
나중에 잘 자라걸랑 산으로 돌려보내더라도...
그 화분마다 풀들이~~ 으아..
언제 그렇게 무성했노.
주로 바랭이다.
갸들 어릴적에 무시했다가 또 큰코다쳤다.
피도 한 포기 쳐들어와 어느샌가 씨를 맺을 정도로 자라고 있대.
그넘 뽑다가 안 되어 낫으로 싹! 베어넘기는 순간!
아야! 피가 불쑥 난다. 손구락에서...
에이... 내 이럴줄 알아써. 장갑끼고 할껄...
빨간약 바르고 반창고 붙여놓으니 손구락이 둘해서 일을 몬하겠네.
잠깐 쉬었다 하자 싶어 컴앞에 앉아 자판을 두들길라니..
글자들이 제멋대로 쳐진다.
에잇! 반창고를 다 떼어버렸다. 성가시다.
이제 피는 멈췄나. 꾹 누르고 있었더니 다행이다.
낫이 깊게는 안 들어갔나보네. 벌어진 살이 붙어있다.
이런 상처엔 빨간약이 최고다. 딴약 필요없다.
다시 슬슬 낫질하러 가볼까.
이번엔 장갑끼고.
오늘 날흐린 날~
논둑 풀 베러 가자고 할까봐 노심초사했는데...
할매~ 아직까지 암말 없으시다. 휴우.. 가심 쓸어내리고...
마당 풀이나 작살내보자.
이번엔 꽃밭 안으로 들어가보자.
민들레가 가득하다.
얘들은 한뿌리만 냅둬도 온천지 씨를 날리기 때문에
한포기 들어왔을때 눈 딱 감고 뽑아야만 후환이 두렵지 않은데...
그만... 맘이 약해 내빌라뒀더니만... 온 꽃밭이 빈자리마다 민들레잎이 무성하다.
대신 이른 봄... 노랑 하양... 민들레꽃무더기를 보는 즐거움은 있지만도.
다른 잡초 자라느니 민들레가 낫지 않나 하는 얄팍한 생각이기도... 하고.
손가는대로 쭉쭉 뽑아내었다.
소나무둘레엔 패랭이 세식구가 사는데 바랭이한테 밀려서 쪽도 못 쓰고 있더라.
바랭이는 장마철엔 절대로 안 뽑힌다.
낫질맛을 뵈줘야 한다.
강아지풀이 어데서 쳐들어와서 틈새마다 키를 키우고 있더라.
피도 군데군데 자리를 잡고 있었고.
그간 마당을 돌보지 않고 야생 그대로 내팽개쳐둔 그 벌을 받고 있는 듯 싶다.
얄잘없이 뽑고 또 뽑고 베고 또 베어넘겼다.
지나간 뒤마다 풀 무더기가 수북수북~
또 구루마를 끌고 와야겠다. 소들이 한입 다시겠군.
배롱나무 밑에 섬초롱을 한무더기 옮겨심었더랬는데
요노무 아기고양이들이 나무타기를 즐기는 바람에 다 짓밟혀 볼썽사납게 되어버렸다.
얘들을 딴데로 이사시켜야겠네~
지리산 방앗간에서 가져온 바위취???? 꽃이 하늘하늘 이쁘길래 몇포기 �어왔더니 제법 번졌다.
여기저기 그늘로만 번지는 걸 봐서는 얘들은 습하고 어두운 곳을 좋아하나봐.
땀이 그야말로 비오듯 쏟아진다.
등때기가 뜨겁다.
해가 구름사이사이 들락날락한다.
눈을 못 뜨겠다. 땀이 자꾸만 눈으로 겨들어간다. 따갑다.
꽃밭만 대강 풀을 쥐어뜯어놓고 들어왔다.
이제 남은 풀들은 호미를 갖고 해야한다.
자잘해서 낫도 안 되고 손에 잡히지도 않는다.
이젠 해가 제법 드러나서 일 못한다.
이따 해거름에 마저 잡아야지.
마당 넓은 것도 징하네 그랴... ㅠㅠㅠㅠㅠ
세멘을 확~ 쳐발라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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