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산 밑... 꼭데기 밭에
도라지와 더덕을 심었더랬다.
여까지 올라오기도 힘들고 밭메주기도 힘드니까
여그다가는 도라지랑 더덕이랑 맘대로 살게하자고.
처음엔 몰랐지.
도라지란 넘이 일년에 풀을 이십번 정도 메줘야 하는 징한 넘이란 걸...
더덕은 또 한 곳에서만 안 자라고 여기저기 온데사방 지 맘대로 퍼지고
사는 넘이란 걸...
내는 몰랐단 말이다.
곧이어 산에서 자라는 취나물이랑 참나물이랑 삼백초랑 섬개미취랑 쑥부쟁이랑
이런저런 야생초들을 이사시켜
니들 여 맘에 들면 맘대로 살아라~~ 내는 풀메주는거 못하니께
재주껏 살아봐라... 했었지.
그것이 몇년 전이던가. 가물가물이다.
매실이 수십 그루 자라고 있어 일년에 두어 번씩 예초기가 들어가는 것 빼고는 잊어버린 곳.
오늘 곡우도 지났겠다. 취나물이 마침 뜯기 좋겠다 싶어
갸들 잘 있나 하고 한번 올라가봤더랬지.
이따만한 푸대 하나 들고.
에구메....
온천지 취나물이요~ 더덕이요... 참나물이요 삼백초더라
개미취야 지들끼리 옹기종기 모여사는 넘들이라 크게 번지지는 않았는데
쑥부쟁이도 지들 영역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았더라구...
헌데... 이넘들은 발에 막 밟힐 정도로 안 밟고는 땅을 못 디딜 정도로 퍼져있더라.
도라지는 그예 풀을 못 이겨먹었는지 드문드문 남아있었고
마도 풀에 졌나보던데.
부추랑 달래랑도 살아 남아있는데 덩치값도 못 하는 녀석들...
아는이에게서 얻어다 심은 삼백초...
예초기 칼날에 다 죽었을까 싶었던 넘들이 땅속에서 쑥쑥 돋아올라오는데
우와... 곧 있으면 이 산밭 다 덮겠는걸...
이거 냅둬야 하나... 캐내야 하나.
약에 쓴다는데 우찌 해먹는건고...
이 상태로 이 산밭을 냅두면 취나물 뜯으러 일삼아 산에 안올라가도 되겠는걸..
여기가 바로 산이잖아.
산도랑가엔 당귀인지 머시깽인지 닮은 넘들이 수북히 자라고 있고.
하도 수상하야 한넘 캐다가 마당에 심어보았는데 누구 오걸랑 물어봐야지.
이넘이 언넘인고.
산도랑가...
나리꽃이 도랑을 주욱 따라 지천으로 피어나고
하얀 찔레꽃이 향에 취하도록 피어나는 곳이다.
할매는 하루종일 소풀하며 보내셨고
선녀는 하루종일 산밭에서 놀았다.
푸대그득 뜯어온 취나물
해드시소~~ 했더니만... 대처사는 자식들한테 보내야한다네...
그 자식들은 돈 주고 사무라 해요~~~
먹고싶으면 쪼차오라고 하고~~~
멀 일삼아 보내주고 그라셔... 꿍얼꿍얼~
내일도 모레도 산에 가야겠다.
아까 말한 그 산말고 더 깊은 산.
요즘 산나물이 한창이걸랑.
취나물 뿌리도 한 푸대 캐왔는데 어따 심을꼬나...
더덕 옆에 딱 붙어 자라고 있길래 뜯어말려 캤더니만
그예 한 푸대 채웠네.
이건 저짝 산 솔숲너머 야생초밭으로 보내서 살게 해야지.
누구 줄 사람도 없고... 달라는 사람도 없고...
이젠 취나물도 물려버렸다.
텃밭 둘레에 심은 아홉그루 사과나무...
꽃이 화려하게 피었다.
저거 우짜니...
이웃에게 물어보니 첫해엔 사과꽃을 다 따주라 하네
아직 사과나무가 어려서 못 이기고 죽을 수도 있다고.
다음해부터 사과를 달아보라고 하네...
꽃이 아까와 차마 따질 못 하고...
걍 보고만 있다. 우짤꺼나.
매실은 일제히~~ 다닥다닥다닥다닥다닥다닥~~ 달렸다.
달린건 고맙다만... 갑자기 겁이 난다.
올 유월이 닥칠까 막 부들부들 떨린다.
저거 다 우찌 딸꺼나... 누가 다 따지? 따면 다 어카지?
봄은 봄이다...
하루종일 쏘다녀도 암탈없는...
오늘 단풍나무에서 씨가 어러져 싹이 튼 넘들을
몇넘 파왔다.
또 뭔 나무인지 하얀꽃들이 구름처럼 퍼져 피는 멋쟁이 꽃나무가 있는데
오늘보이 나무밑에 막 순이 돋아있더라고~~
가지치기를 하면 그런가보던데...
그넘들도 수십포기 캐와 심었다.
또 조팝나무꽃이 너무 이뻐서
또 한삽 퍼왔지비...
이러다 진짜 울집 산속 되는거 아닌가 몰라...
막둥이 혁이가 기어이 또 한말씸 거들었다.
못말려~~ 못말려~ 이젠 그만 파와~~ 이러다 울집 산 된단 말야아~~
아빠랑 엄마랑 똑같애 똑같애~
마당 좁아진단 말야~~
도라지와 더덕을 심었더랬다.
여까지 올라오기도 힘들고 밭메주기도 힘드니까
여그다가는 도라지랑 더덕이랑 맘대로 살게하자고.
처음엔 몰랐지.
도라지란 넘이 일년에 풀을 이십번 정도 메줘야 하는 징한 넘이란 걸...
더덕은 또 한 곳에서만 안 자라고 여기저기 온데사방 지 맘대로 퍼지고
사는 넘이란 걸...
내는 몰랐단 말이다.
곧이어 산에서 자라는 취나물이랑 참나물이랑 삼백초랑 섬개미취랑 쑥부쟁이랑
이런저런 야생초들을 이사시켜
니들 여 맘에 들면 맘대로 살아라~~ 내는 풀메주는거 못하니께
재주껏 살아봐라... 했었지.
그것이 몇년 전이던가. 가물가물이다.
매실이 수십 그루 자라고 있어 일년에 두어 번씩 예초기가 들어가는 것 빼고는 잊어버린 곳.
오늘 곡우도 지났겠다. 취나물이 마침 뜯기 좋겠다 싶어
갸들 잘 있나 하고 한번 올라가봤더랬지.
이따만한 푸대 하나 들고.
에구메....
온천지 취나물이요~ 더덕이요... 참나물이요 삼백초더라
개미취야 지들끼리 옹기종기 모여사는 넘들이라 크게 번지지는 않았는데
쑥부쟁이도 지들 영역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았더라구...
헌데... 이넘들은 발에 막 밟힐 정도로 안 밟고는 땅을 못 디딜 정도로 퍼져있더라.
도라지는 그예 풀을 못 이겨먹었는지 드문드문 남아있었고
마도 풀에 졌나보던데.
부추랑 달래랑도 살아 남아있는데 덩치값도 못 하는 녀석들...
아는이에게서 얻어다 심은 삼백초...
예초기 칼날에 다 죽었을까 싶었던 넘들이 땅속에서 쑥쑥 돋아올라오는데
우와... 곧 있으면 이 산밭 다 덮겠는걸...
이거 냅둬야 하나... 캐내야 하나.
약에 쓴다는데 우찌 해먹는건고...
이 상태로 이 산밭을 냅두면 취나물 뜯으러 일삼아 산에 안올라가도 되겠는걸..
여기가 바로 산이잖아.
산도랑가엔 당귀인지 머시깽인지 닮은 넘들이 수북히 자라고 있고.
하도 수상하야 한넘 캐다가 마당에 심어보았는데 누구 오걸랑 물어봐야지.
이넘이 언넘인고.
산도랑가...
나리꽃이 도랑을 주욱 따라 지천으로 피어나고
하얀 찔레꽃이 향에 취하도록 피어나는 곳이다.
할매는 하루종일 소풀하며 보내셨고
선녀는 하루종일 산밭에서 놀았다.
푸대그득 뜯어온 취나물
해드시소~~ 했더니만... 대처사는 자식들한테 보내야한다네...
그 자식들은 돈 주고 사무라 해요~~~
먹고싶으면 쪼차오라고 하고~~~
멀 일삼아 보내주고 그라셔... 꿍얼꿍얼~
내일도 모레도 산에 가야겠다.
아까 말한 그 산말고 더 깊은 산.
요즘 산나물이 한창이걸랑.
취나물 뿌리도 한 푸대 캐왔는데 어따 심을꼬나...
더덕 옆에 딱 붙어 자라고 있길래 뜯어말려 캤더니만
그예 한 푸대 채웠네.
이건 저짝 산 솔숲너머 야생초밭으로 보내서 살게 해야지.
누구 줄 사람도 없고... 달라는 사람도 없고...
이젠 취나물도 물려버렸다.
텃밭 둘레에 심은 아홉그루 사과나무...
꽃이 화려하게 피었다.
저거 우짜니...
이웃에게 물어보니 첫해엔 사과꽃을 다 따주라 하네
아직 사과나무가 어려서 못 이기고 죽을 수도 있다고.
다음해부터 사과를 달아보라고 하네...
꽃이 아까와 차마 따질 못 하고...
걍 보고만 있다. 우짤꺼나.
매실은 일제히~~ 다닥다닥다닥다닥다닥다닥~~ 달렸다.
달린건 고맙다만... 갑자기 겁이 난다.
올 유월이 닥칠까 막 부들부들 떨린다.
저거 다 우찌 딸꺼나... 누가 다 따지? 따면 다 어카지?
봄은 봄이다...
하루종일 쏘다녀도 암탈없는...
오늘 단풍나무에서 씨가 어러져 싹이 튼 넘들을
몇넘 파왔다.
또 뭔 나무인지 하얀꽃들이 구름처럼 퍼져 피는 멋쟁이 꽃나무가 있는데
오늘보이 나무밑에 막 순이 돋아있더라고~~
가지치기를 하면 그런가보던데...
그넘들도 수십포기 캐와 심었다.
또 조팝나무꽃이 너무 이뻐서
또 한삽 퍼왔지비...
이러다 진짜 울집 산속 되는거 아닌가 몰라...
막둥이 혁이가 기어이 또 한말씸 거들었다.
못말려~~ 못말려~ 이젠 그만 파와~~ 이러다 울집 산 된단 말야아~~
아빠랑 엄마랑 똑같애 똑같애~
마당 좁아진단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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