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날이 참 춥다.
아침저녁으로 살떨리게 춥다.
긴팔 옷을 입어도 더 껴입고 나서야 아침시간을 견딜 수 있다.
웃채 보일러를 틀어놓을까... 하고... 보일러실에 들어갔다가..
시껍.... 으아아아아아아아아... 저게 뭐야???
뱀허물!!!
이 머꼬? 니 뭐야? 너 왜 여기다 옷 벗어놨어?
니가 선녀인줄 알앗!!!
분명... 며칠전까지만 해도 못 보았던 거 같은데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도... 처음 본 듯 싶은데...
아우... 이 돌머리...
뱀은 원래 봄에 허물을 벗는거 아니었나?
부랴부랴 내이년에 지식인을 검색해보이...
일년에 서너번은 허물을 벗는다한다.
그럼... 요 근래에.. 이넘이 들어와서 벗어놓았단거아냐???
아우!!! 너 안되야... 너 여기 들오면 안되어~
헉! 근데 어디로 들어왔지? 사방이 꽝꽝 막혀있는데?
부엌에서 들어가는 문은 열어놓은 적이 없고...
밖에선 문을 두 개나 통과해야 여기 들어올 수 있으니 그건 불가능한 일일꺼고
그럼... 지붕에서? 벽틈에서? 보일러 호스에서???
부르르르르르르..... 살 떨린다. 오메~~ 잡것!
여길 들어올 수 있다는 건... 집안에도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집이 워낙 부실투성이인지라...
천정만 조금 뜯어보면 기왓장 틈새로 하늘이 보일 지경이니까.
나무꾼이 덕지덕지 세멘을 쳐발라서 막아놓긴 했지만 그래도 장마철엔 조금씩 천정이 젖는걸 봐서..
또 이 집을 지은 목수넘을 욕해댄다. 그넘 오래 살껴...
이 집을 확~ 뽀사버리고 새로 짓고 싶다.
이젠 뱀까지 들어오는 집이라니...
어느 목수가 집을 그래... 브로크로 짓느냔 말야~ 브로크 겉에다 세멘만 살짝살짝 미장만 해놓은
집이라니... 벽에 못 하나 제대로 박을 수가 없다말여...
지붕은 합판 하나 덜렁 얹어놓고 서까래를 올렸으니~ 시상에...
그래서 예전에 여기 살던 아흔훨~ 넘으신 그 석문할배 할매가 웃채에서 안 살고
굳이 아랫채에서 살다 가신겨...
그 이유를 이 집에 이사와서 얼마 안되어서 깨달았지비...
이제 어째야 할꺼나...
보일러 벽틈을 일일이 찾아내서 막아야할까?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우리 모르게 비얌이 슬금슬금 이 집 구석을 돌아댕겼다는거 아니냐...
스멀스멀...
지네 잡을라네~ 뱀 잡을라네~~
이젠 거미 파리 개구리 도마뱀 머 등등은 암것도 아이다!!! ㅠㅠㅠㅠ
갸들은 같이 살아도 되여~~ 하지만 지네랑 뱀은 안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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