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물난리... ㅠㅠ

산골통신 2007. 10. 15. 11:49

아닌 밤중에 이 무신 날벼락인지...

요즘 날벼락을 자주 맞는다. 여기저기서...

아무래도 벼락맞는거이 내 본업이 될지도 모르겠다. ㅠㅠ

 

아침에 아궁이 불 한부억 때려고 땔나무를 한아름 가져다놓고

텃밭에서 아침 밥상에 올릴 열무 뽑고 있는데

 

할매 헐레벌떡!!! 

 

안그래도 아까침에 밥앉히고 있는데 이웃 아지매 오셔서리~ 뭔가 숙덕숙덕~ 큰일난거같이 야단났더라고

그래 먼일인고... 할매 오시기만 기둘리고 있었는데...

 

우리 논 위쪽에 있는 승열이네 소마구에 홍수가 나서~ 그 물이 밤새 넘치고 넘쳐... ㅠㅠㅠㅠㅠㅠㅠㅠ

길따라 줄줄이 내려와...

우리 차나락 널어놓은 곳에까지 내려와 ㅠㅠ

우야면좋노~~ 나락들이 물에 둥둥... 퉁퉁 불었네...

 

그 아지매 내 팔자가 왜이런지 몰겠다고~ 왜 하는 일이 이모냥인지 몰겠다고

한탄 또 한탄하면서 물이 줄줄 뚝뚝 떨어지는 우리 나락을 거둬담아  자기네 건조기에 넣어 말려주겠다고 실어갔단다... 할매는 망연자실...  물속에서 나락들을 건져담느라고 옷이 젖고 발이 젖어

추위에 떨고 계시고...

 

아이고 할매요~ 이럴때 휴대폰 갖고댕기면 저한테 바로 연락해서 같이 하문 되잖유...

이럴때 휴대폰이 필요한겨요... 산골엔 필수품이요...

 

그 아지매~ 이런 홍수가 상습범이란다. 이집 저집 얘기들어보니 한두 집이 당한거이 아니란다.

우리만 왜 몰랐지비???

우짠지~~ 왜 그 너른터가 늘상 우리 차례가 오는지 몰랐더니 이런 기맥힌 사연이 있었구마는...

 

오늘만 바싹 말리면 다 말리는 나락을...

건조기신세까정 져야하다니...

그래도 반은 건졌으니 다행이라 해야하나...

 

해서 시방까지 남은 나락 펼쳐널고 짚단 묶어 세우다가

에라~ 성질나서 집어치고 집엘 와버렸다.

 

오늘 날씨 좋으니 이따 나가서 마저 해야지.

낼하고 모래하고 비가 온다니 짚을 어서 묶어 들여놔야지?

에고 먼일이 일복 터졌다 터졌다 노래를 했더니만

이런 일같지도 않은 일거리까정 터져서리~ 일을 하게 만드네그랴...

살다살다 별노무 일 다 겪어보네~ 우씨~~~

 

건 그렇고... 날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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