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쉽다.
모든 농사가 들깨농사같으면 얼매나 좋을꼬~
아무땅에나 쑥쑥 심어놓으면 잘도 자라고~ 잎도 따묵고 열매도 털어먹고~
털고 남은 대궁은 확~ 불 싸질러서 거름맹글고...
허나! 아궁이 불쏘시개로는 절대 안 된다는거~~
성질이 얼매나 급한동 화르르르르~~ 타버리면 땡! 뒤끝이 없다.
그 타는 모습이 너무나 급행열차같이 환상적이라 그 꼴 보려고 태우는 엉뚱한 선녀같은 이도 있다나 우쨌다나~ ㅋㅋㅋ
불장난 하기 똑 좋은~~~ 장난감이다.
그나저다 우쨌든~ 오늘은 들깨를 베어야 했다.
베서 척척 밭골에 무져놓았다가 파삭 마르면 천막깔고 몽디로 툭툭 털어 씨알만 갖고 오문 되져...
할매는 이짝~ 선녀는 이짝~ 잘 드는 낫갖고 쓱쓱 베어나간다.
드물게 콩골 사이사이에 심은 들깨는 키도 작고 야무지게 컸는데...
이노무 넓은 땅에다 달게 심은 넘들은 키만 훌쩍 컸지~ 실속이 없다.
사람키를 헐~ 넘어버렸다. 싱거분넘들...
어쨌든 밭 이짝에서 저짝 끝까지 끝을 봤다.
아후... 그래도 이정도 심었으니 두어 시간만에 끝냈지 이밭 다 심었으면 오늘 하루종일 베어야했겠네~
참깨농사 지쳤으니~ 들깨라도 먹자 싶어서 해마다 많이 심는다나...
할매가 베어나가는 골은 질서정연하게 척척 단이 무져지는데
선녀가 지나가는 길은~ 여엉 엉망이다. 이리 척~ 저리 척~ 성질머리 하고는...
콩골에 드문드문 나있는 들깨도 마저 비고
열무 골에 좀 있는 넘들 좀 비고~
할매는 대추 따러 가셨고...
선녀는 감나무 미리 익은 한넘을 발견해서 고개가 아프도록 젖혀가며~
어케 저넘을 따묵을 순 없을까나~~ 입 벌리고 있음 떨어질까나~~ 눈이 아프게 쳐다봤다나...
아무래도 감장대를 나무밑에 가져다 놓아야겠어. 그래야 오며가며 따묵지.
오는 길에 생강골에 심은 두어 골 들깨를 비러 들어갔다.
할매는 허리 아프신지 먼저 집으로 내려가시고...
오는 길에 참나물 탐시럽게 자랐다... 싶어 저걸 베어서 나물반찬할까 말까~ 이러고 있는데
아쿠~ 언덕밭에 또 들깨가 있네그랴~
할매도 참~ 이건 잊어버리셨나보네~ 여기저기 암데나 심어놓고서리...
부랴부랴 들어가서 마저 비어 넘겨놓고 나왔다.
밭마다 갈 풀들이 지천이다. 이거 몽땅 걷어다가 소 갖다주면 좋겠지만도...
요놈들 풀 맛을 봐갖고 짚을 안 묵겟다고 시위를 하네...
어제 하루종일 한 넘이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는데
이넘아~ 풀 없어~ 고구마덤불도 없어~ 너들 다 묵었자노.
이제 새 짚 나오니까 쪼매만 기둘려~
시끄럽다 이넘아~~ 할매랑 선녀랑 교대로 야단을 쳤다나...
집 마당엘 들어서니 아롱이는 가을 따가운 햇살 받으며 퍼질러 자고 있고
강냉이는 어델 갔는지 안 보인다.
이넘이 요새 해거름이면 겨나오는 마당 두꺼비 못살게 구느라고 재미를 붙였더라고...
두꺼비가 아주 죽을라한다.
이넘 두꺼비는 도망가면 되잖아~ 엉금엉금... 거북이모냥... 기댕기면서 당하고 있어 그래...
강냉이를 발로 걷어차서 쫓아내긴 했는데
재미를 붙인 강냉이... 매일 저녁마다 두꺼비를 갖고 논다. ㅠㅠ
며칠전 저녁엔 나무꾼방에 지네가 한마리 출몰...
그넘 잡노라고 한바탕 난리를 쳤는데...
지네란 넘 한 마리 잡으면 또 한마리 겨나오더라고~
그래서 그넘 나오길 호시탐탐 기둘렸는데 며칠이 지나도 안 나와...
클났네... 나무꾼 잘때 나와서 사람 물면 안 되는데...
들락날락 그넘 나오기만 기둘리는데... 오늘도 안 나왔다.
웃채에도 지네 한 마리 신발짝으로 때려잡고 그 이틀 뒤인가... 또 한마리 마저 잡고나서는 다신 안 나왔는데...
이넘들이 꼭 쌍으로 댕기니까 꼭 나머지 한 마리를 잡아야 하더라고...
산골 살자니 별넘의 체험 다 보더라고~ 에혀~
그나저나 들깨는 다 비었고... 며칠 후에 타작하문 되고...
오늘 들어온다는 콤바인은 왜 여직 안 오는고..
이웃 논 다 비고 올려나...
이제 오늘저녁부터 나락 말리기 똥개훈련 들어가겠네~~ ㅎㅎㅎ
한 사나흘 실히 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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