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따라 자연도 요지경인...
하루는 비가 퍼붓다가
하루는 푹푹 쪄댔다가 빨래 비누칠 해서 내놓으면 삶길정도~???
하루는 가을날씨 뺨치네요...
이제는 사계절 뚜렷한 봄여름가을겨울 애국가에 나오는 한국날씨가 아니라
건기 우기로 구별되어질 날도 멀지 않은듯...
그래도 농촌엔 세상이 요지경이던 자연이 요지경이던
일거리는 널려있습니다.
일할 사람은 가뭄에 콩나듯이지만.
풀은 제세상 만난듯이 자라올라오고
거름빨 좋겠다~ 비도 잘도 오겠다~ 신났죠.
논둑 밭둑은 언제 예초기 들어갔냐? 말도 못 꺼낼만치 다시 수북하고~
논둑에 콩 심어놓은 건 노루란 넘이 죄다 뜯어먹어... 풀 속에서 찾아보지도 못하겠고.
논으로 밭으로 돌아댕기다보이~
마당풀을 돌아다 보질 못해...
평상밑에 비얌 한 마리가... 딸내미를 놀래키네요.
안되겠다 싶어 낫들고 풀을 초토화시키겠다고 뎀비니~
에고! 성급한 낫질에 손구락이 수난을 당해...
손구락 두 개가 빨간약 신세를 며칠째 지고 있음.
어떤 사람이 논둑에 난 뽕나무 가지를 치다가 문득 보니 손구락을 댕겅 쳤더라나...
얼라들과 함께 저녁 한나절 마당 풀 뽑기 한바탕 하고나니
온몸이 땀으로 샤워를 한듯...
시키지 않아도 얼라들은 욕실로 쫓아들어가고...
배고프다고 아우성...
마당 풀을 다 뽑고나니 우리집 마당이 이렇게나 넓었던가~
다시 보인다나요...
잡초처럼 자라고 있는 산국을 다 쳐내버리고~ 그래봤자 다시 돋아올라오지만~
분꽃과 코스모스 뱀꽃만 남기고 죄다 걷어버리니
그래도 멀끔합니다.
풀이 무성하면 비얌이 슬금슬금 들어와서
툇마루 오르내릴때마다 겁이 나거든요.
습하고 비도 많고 소마구는 진창을 항상 면하지 못해
하루에 한번씩 한 구루마씩 쳐내주고 있는데...
그래도 소들 엉디는 깨끗하지가 못하고...
참깨는 왜 삼복더위에 쪄내야 하는지...
기름기 번들번들 미끄러운 참깨대궁을 이고지고 마당으로 실어내립니다.
한꺼번에 여무는 것이 아니라 잘 여문 넘들만 베고 또 베고 며칠째 해야합니다.
참깨 쪄낼때마다 생각하는 거지만
참깨농사지어서 누구 주나봐라~~ 생각 절로 납니다.
수확한 깨 만치 땀을 흘리거든요.
똥개 아롱이는 더워서 헥헥대다가 평상밑으로 겨들어가더니 나올줄을 모릅니다.
나무 밑에 굴을 파서 지내더니 그것도 더워서 못견뎠던가봅니다.
넓은 평상 밑을 허구헌날 탐을 내더니 어제는 들어가서 땅을 파놓고 들앉아있습니다.
잠깐 먹구름이 걷히고 밤하늘 별이 우수수 드러났을때...
이따만한 별똥별 세 개를 봤더래요.
우와... 그걸 본 사람은 꼬맹이랑 저랑.. 둘뿐!
하도 찰나에 스러져 가는지라...
소원 빌 새도 없었네요... 그저~ 무탈!!! 하다가 말았다나요...
도시는 열대야가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산골엔 불 안때면 새벽에 추워서 못 삽니다.
그래도 새벽에 잠깐 따뜻하자고 불을 때긴 그렇고해서~~
이불을 돌돌 말고 잔다나요...
어제 하루 푹푹 쪄대더니 비는 이제 그만 올 모냥입니다.
냇가 물이 엄청납니다.
얼라들 냇가 놀러 갈 궁리에~ 방학숙제 퍼뜩 퍼뜩 해치우고 있습니다.
제발~ 샘들요~ 얼라들 방학숙제좀 많이 내주지 마시더~~
어느나라는 석달 방학에 숙제가 한개도 없다던데~ 그래도 잘먹고 잘산다던데~
울나라는 꼴랑 한달 방학에 숙제 열가지가 넘는거이 웬말인교~~~~
그것도 부모수준의 숙제가아아~~~~~
간만에 왔습니다...
꾸벅!
가끔 손구락에 곰팡이 슬 때가 있답니다.
지금은 빨간약이 덕지덕지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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