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비가 시작한다...

산골통신 2007. 7. 19. 12:00

어제 하루 쨍했다.

아구야~ 뜨거라...

이제 장마 끝나는거니? 아님 잠깐 쉬는거니?

 

덥다고 뜨겁다고 발을 동동거리던 아이들

저기 골짝으로 더 들어가면

농원 비스무리하게 만들어놓은 어떤 식당겸 민박집에 야외수영장같은거 있는데

장사가 안 되었던지 산에서 내려온 물 받아놓고 동네아이들보고 놀라했단다.

 

그 정보를 어데서 얻어듣고 와설랑~

수영복씩이나 챙겨들고 골짝골짝 사는 얼라들 모여 털털거리는 산골버스타고  떠났다.

이제는 얼라들끼리 모여서 잘도 논다.

 

물이 차가와서 혼났다고...

동네 할매들이 어데서 왔느냐고~ 몇살이냐고 자꾸 물었다고.

그동네는 얼라들이 없는 모냥이라고...

 

오늘은 어제와는 또 다르게 날씨가 확~ 바뀌었다.

새벽부터 날이 흐리기 시작하더니 온통 허옇다.

몸이 자꾸 까라지고 힘이 없어지는 걸 보니

오늘 한바탕 퍼부을 모냥이다.

 

할매는  큰배미 뒷논둑  풀 베고

선녀는 언덕밭 나무가 되어가려는 풀들을 베어넘겼다.

 

드뎌 비가 시작한다. 우와... 제법 오겠는걸?

얼라들 우산 안 가지고 갔는데~ 홈빡 젖겠다.

 

요즘 툇마루에 누워 책보며 논다.

방안에 들어가긴 답답하고 요샌 모기도 별로 없고해서

저녁나절이면 자기 전까지 툇마루에서 논다.

새로 식구가 된 아기고양이 강냉이가  재롱을 떨어

얼라들이 자지러진다.

얼마나 얄밉게 사람 품을 파고드는지...

가끔 선녀발길질에 걷어채이는 수난도 당한다.

 

이렇게 비오는 날이면 툇마루에 걸터앉아 옥수수나 쪄먹을 일이다.

'산골통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골통신] 그때 우리는 무슨 꿈을 꾸었을까?  (0) 2007.07.21
[산골통신] 호랭이  (0) 2007.07.21
아후... 춥다~  (0) 2007.07.13
[산골통신] 아후~ 허리야...  (0) 2007.07.13
[산골통신] 된장 팔래! 안 팔래?  (0) 2007.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