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비안개속

산골통신 2007. 6. 28. 15:31
하얀.. 솜털뭉치같은 흰구름띠? 안개띠가
물건너 산자락에 걸렸다. 주욱~~

누가 그림을 이렇게 그렸나?

마당 풀을 하루종일 뽑았다.
자잘한 풀들은 손아귀에 잡히지 않아 크도록 냅두고
쑥쑥 잡히는 넘들만 사정 안 봐주고 뽑아버렸다.

아롱이집 앞뒤로 좀 훤해지고
도랑가가 좀 말끔해지고
아궁이 옆 수수꽃다리나무옆이 좀 깨끔해졌다.

장마가 시작된다더니 하루걸러 비가 온다.
풀들이 정신없이 자란다.
막 뽑아제꼈더니 꽃부터 피우고 난리다.
지들도 생존위협을 느꼈는가... 종족보존에 열을 올린다.

산국이 너무 무성해서 군데군데 뽑아서 옮겼다.
이렇게 비가 뿌리는 날 옮겨야 뿌리가 잘 자리잡지.

얼라들이고 이웃들이고간에 멀쩡한 대문 냅두고
자꾸만 수수꽃다리 울타리를 넘어다니는 바람에
그짝을 촘촘이 산국으로 둘러쳤다.

이제 이짝으로 댕기지마! 발을 탕탕 굴렀다.
노상 개구멍으로 자전거타고 들락거리는 얼라들~ 입이 댓발이 나왔다.
왜 가까운 길 냅두고 돌아서 가냐구우~~
걍 이짝으로 댕기게 냅둬~~~ 항의를 한다.

머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이곳을 나무로 꽃들로 둘러칠밖에...

오르막참에 있는 담이 없는 집에 살다보이
집안팍이 훤히 다 보인다.
창문이라도 열어놓을라치면 방안까지 다 보인다말다.
머 보여봤자 그기 그거지만도...
그래도 아늑한 맛이 없어서리...

집둘레에 온갖 나무란 나무는 다 심어놓고본다.
아직 어려서 제구실을 못 해내긴 하지만
이제 몇년만 있어봐봐~~
산속이 되어버릴껴...

잣나무가 자라고 자귀나무가 자라고
앵두나무가 자라고 산수유가 자라고 해당화가 자라고
왕벗나무가 자라고 수수꽃다리가 자라고 황매실이 자라고....
목련이 자라고... 석류가 자라고... 매실과 자두가 자라고
떡버들이 자라고 단풍나무가 자라고 주목이 자라는...
그 안에 소나무와 참꽃나무가 있는...

비가 오락가락 조금씩 뿌린다.
어제는 그런대로 밭일을 할만 했는데
오늘은 못 하겠다. 발이 푹푹 빠지는데...

오늘은 소마구 소똥이나 끌어내주고 집안정리나 하면서 쉴까나...
장마철이 다가오니 집구석에 거미란 넘들이 온통 집을 짓고 난리다.
파리채 들고 한바퀴 돌면서 걷어내야지.
이넘들은 참 부지런해.. 걷어내고 나면 금새~ 쪼르르~~ 내려와서 지어놓거든.

하루살이 파리 벌 나비들이 우글우글하니까
거미들 청개구리들 참개구리들~ 사냥터로 변했다.
뒷밭엔 두꺼비도 있던데~ 마당에도 한마리 있을꺼야.

흠... 비얌도 있나 잘 살펴봐야지. 그넘은 내쪼까야되니까.
들고양이들이 돌아댕기니까 쥐들 극성이 없어 좋다.

공기가 말끔하다.

참나리와 원추리가 꽃대를 한껏 올린다.
곧 피어오를꺼다.

작은넘이 접시꽃하고 해바라기씨앗을 뿌렸다.
너무 늦다고 싹이 안 틀꺼라고 걱정이다.
코스모스싹은 좀 올라왔던데..
백일홍싹은 아직이다.

씨앗들도 제철이 아니면 싹을 안 틔운다.
그걸 작은넘은 아직 몰랐던가보다.
아니면 머리로만 알았던지...

집앞 댓그루 있는 단풍나무에 참새들이 우글우글이다.
전깃줄 전봇대만 가리면 온통 숲속이다.

나무와 구름과 산과 하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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