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 한 구석에 세워놓은 석등에
불 밝힐 일은 별로 없었다.
뜬금없이 이웃집에서 세워놓은
길가 외등이 너무 밝아 석등의 존재는 그냥 서있는 그 자체로...
큰놈과 꼬맹이가 올라타앉아 노는 장난감으로 전락~ ㅎㅎㅎ
참 잘도 올라가지... 내는 무서버 못 올라가겠던데.
어느날 눈내리는 겨울...
바깥 외등 꺼버리고 불켜놓으면 참 좋았는데...
그 외등 끄고 키는 장치를 잠가버려서리.. 언제 날잡아 도라이버로 뿌개야겠다.
며칠전
무심코... 배롱나무 진딧물끼었나 안 끼었나 살펴보다가
그 옆 석등 안을 들여다보게 되었더랬다.
어이?? 저게 뭐지?
먼 검부지기가 저리 많이 들앉아있나?
하이고야... 언넘이 여그다 새집을 지었노?
새똥도 덕지덕지... 새털도 보송보송...
지금은 여그 안 사나? 갸웃..
알까갖고 다 키워갖고 나갔나?
이제껏 왜 몰랐지?
어쩐지... 올 봄부터 마당에 새들이 많다 싶었어...
방티연못 물 마시러 온 새들인줄 알았는데...
한넘이 여그다 둥지를 틀었었다 말이지...
처마밑도 모자라~~ 석등안에까정...
나무꾼 불러다 구경시키고 얼라들한테도 보여주고
새 깃털이 제법 큰 걸보니 작은새는 아닌가보던데...
꼬맹이가 깃털갖고 알아보자~ 하는 걸... 우찌 알아보노~ 하고 말았다.
그 뒤부터 얼라들이 지나갈 적마다 석등안을 기웃기웃거린다.
혹여 새가 다시 돌아왔을까봐...
다른 집과 달리 집 주변에 풀약을 안 치고
그냥 원시 그대로 냅두니 이런저런 생명들이 많이 들어온다.
비얌은 말 할 것도 없고~ ㅠㅠ
오늘낼은 비오기 전에
집옆 도랑가 풀이나 좀 쳐내야겠다. 너무 무성해서 겁난다.
호랭이 새끼 칠까봐~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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