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가 풀풀이다.
땅은 마를대로 말라 호미끝에서 쇳소리가 난다.
냇가 물이 말라 바닥이 훤히 보인다.
저위 상류쪽 댐에서 물을 가둬 안 내보내고 있는지도 모르지.
농사용 물이 모자를까봐.
고추밭에 매일 물주느라 바쁘다.
고추는 물이 억수로 필요한 넘인데...
참나물이 벌써 억세졌다. 취나물도 대궁이 질겨졌고.
한번에 툭 꺽어졌던 줄기가 두어 번 비틀어 꺾어야만 하게 되었다.
일하다 말고 산에 올라 옷춤에 하나가득 취나물을 뜯어갖고 온다.
살짝 데쳐 양념장에 적셔 먹으면 참 향도 좋고 입맛도 돋궈주니 참 좋다.
두릅도 끝물인듯... 가시가 빨리 돋는다. 죄다 꺽어 푸대를 짊어지고 왔다.
매실은 통통 여물어가고 앵두도 다닥다닥 매달려있다.
배롱나무가 잎이 나왔다. 무화과도 잎이 돋았다.
황매화가 하얗게 진다.
이제 산나물 철은 끝나나보다.
상추나 갈아묵고 시금치나 솎아무야지.
마늘잎을 뜯어다 된장찌게 끓이고 매밀순 올라오면 뽑아다 데쳐묵어야지.
머 그런철이다. 요새는...
작은넘... 모자리논에서 버려진 싹이 튼 볍씨를 가져다 플라스틱 상자에 넣어 키우고 있다.
꼬맹이.. 시금치밭에서 만난 달팽이를 반찬통에 넣어 키우고 있다.
그냥 바라본다.
지 자전거 놓을 데가 마땅찮다고 처마밑 통나무 장작들을 죄다 아궁이옆으로 옮긴 녀석...
나도 무거워 엄두를 안 낸 나무들인데...
내일이면 큰넘이 집엘 온다. 요즘 한참 드럼친다고 공연도 했다고 들떠있었던 녀석인데
조금씩 조금씩 맘이 크는 모습이 보인다. 목소리도 굵어지고...
발하고 키는 어디까지 클려는지 고무줄 늘이듯 큰다.
솔숲너머 야생초밭 꼬라지가 영 말이 아니다.
어여 비가 좀 푹 와야하는데...
산에서 갈비와 부엽토들을 긁어와 덮어주었다.
날이 가물어 바닥을 드러낸 작은 웅덩이엔 올챙이들이 꼬물꼬물 헐떡이며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
냉큼 바가지로 떠다가 저 밑에 있는 큰 웅덩이에 놓아주었다. 그제야 내가 숨을 쉴 수 있었다.
날이 너무 가물다.
마른 바람이 너무 분다.
더위가 일찍 온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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