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다람쥐 모자

산골통신 2007. 4. 26. 19:44

다람쥐 모녀라 해야하나?

하여간에. 그넘들 구경하느라 눈이 바빴다.

 

할매집에 디따 큰 호두나무  세 그루가 있는데 호시탐탐 다람쥐들의 사냥터다.

아침마다 다람쥐하고 눈이 마주치는데.

그넘이 그넘인지 이넘이 이넘인지 맨날 마주치는 넘이 매양 똑같은 다람쥐모냥인지라

구분이 잘 안 간다. 해서 몇마리가 이 호두나무를 찜하고 사는지는 잘 모르는데.

 

오늘 낮에 아침에 본 다람쥐인지? 그넘이 또 왔드라.

헌데 조그마한 아기다람쥐 한마리가 쫄래쫄래 따라붙고 있더란 말씨...

큰 다람쥐는 자꾸만 뒤를 돌아보고 멈추고 다시 가서 꼬마다람쥐를 데리고 오고 하드라구.

얼레? 저거~ 엄마하고 새끼아냐? 가르치려고 데리고 나왔나부다.

 

호두나무에 뛰어올라 붙는 시늉을 자꾸 해가며 새끼한데 해보라는 듯~ 자꾸 같은 동작을 해댄다.

새끼는 두리번 두리번 딴짓거리만 억수로 하고 돌아댕기고.

 

담장위에서 쪼르르~~ 왔다갔다만 할뿐 냉큼 나무위로는 안 올라가는데 어미는 그것이 속상한지

자꾸만 쫓아와 시범을 보인다.

한참을 쳐다보며 웃고 있는데. 아기다람쥐 드디어 나무위로 냉큼 올라간다.

오르락 내리락 한참을 놀더니 헛간 지붕위로 올라가는데

이넘 아기다람쥐~ 지붕위에 올라가긴 잘 올라갔는데 내려오질 못한다~ ㅋㅋㅋ

대롱대롱 처마에 매달려 그네를 탄다.

어미다람쥐가 놀래 쫓아가 이리 보고 저리 보고

내려오라고 아우성인데... 아기다람쥐는 무서운지 대롱대롱~ 뛰어내릴 생각을 않는다.

다시 지붕위로 겨올라가려고 기를 쓰다가 그만 땔나무 위로 떨어졌다.

혼비백산 어미다람쥐~ 그 높은 담장 위에서 폴짝 뛰어내린다.

 

아기다람쥐... 엄마 품에 뛰어들어 젖을 찾는지 자꾸만 헤부작댄다.

어미다람쥐... 가만 앉아 아기다람쥐 어리광을 받아준다.

 

다시 담장위로 겨올라가 호두나무위로 뛰올라야 하는데

아기다람쥐 다시 또 실패...  반대편 대문 기둥으로 올라간다.

기둥이 미끄러워 중간 틈에서 올라가지도 못하고 내려오지도 못하고 갇혔다.

어미다람쥐 난리가 났다.

이리 펄쩍 저리 펄쩍~ 

 

보다못한 선녀... 작대기갖고 아기다람쥐를 쫓았다.

어여 내려가~~ 해서 땔나무단 위로 또 떨어졌다. ㅎㅎㅎ

 

다시 담장위로 겨올라가 호두나무타기를 또 가르친다. 에구~ 어미다람쥐 끈질기네...

아기다람쥐 자꾸 어미품만 파고들고 훈련을 하려들지 않는다.

잠깐 받아주던 어미다람쥐 다시 폴짝 호두나무위로 뛰어오르기를 반복한다.

드뎌 아기다람쥐 성공했다. 착 달라붙어 올라간다.

아싸~~ 옳치! 절로 소리가 난다. ㅎㅎㅎ

 

어미다람쥐 나무를 타고 건너편 담쟁이덩굴 담장위  지붕으로 뛰올라간다.

아기다람쥐 쫓아가다가 그만 지붕으로 못 올라가고 담쟁이덩굴에 갇혔다.

어미다람쥐... 한바퀴 빙 돌아 달려와  같이 담쟁이덩굴을 헤치고

아기다람쥐를 데리고 간다.

 

한참 보고 웃었다.

 

올해 호두나무 간수 잘 해야겠군~ 나눠먹을 식구가 늘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