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묵은 김치와 한바탕~

산골통신 2006. 12. 18. 09:53
씨름을 하고난 참이다.
에휴... 팔 다리 어깨 허리야...
삭신이 다 쑤시네그랴...

묵은김치갖고 뭘 했다고?
흠흠...

작년 김장김치를 일년내 먹었다. 먹다 먹다 못다먹어 좀 남았다.
디따큰 김치통 들통으루다 하나그득...
배추건데기만 건져내어 따로 통에 담는다.
어지간한 김치통으로 네 통이나 나온다.
양념이 너무 아까워 김치국물을 따로 받아놓는다.
병이란 병 통이란 통 다 등장한다.

김치국물은 냉면육수로 넣어 먹어도 맛있고 국수 말아먹어도 끝내준다.
따로 찌게나 국을 끓을때 조금씩 넣어주면 제격이다.
그래서 국물 한 방울 안 버리고 죄다 담아두고
저놈의 양념 건데기를 우야면 좋노...
저장해놓고 묵기엔 넘 많다 말다...

물론 소하고 달구들이 먹긴하지만 그래도 넘 아깝네...
다른 통에 따로 담아 어찌됐든 저장해놓고 보자싶어 걍 둔다.

새로 김장김치를 담는다 하지만
한 백여 포기 소금에 절여놓았다. 오늘 이따가 씻어 건져야 한다.
그래야 내일 버무리지. 양념을 어여어여 준비해놓아야 하는데
시간이 모자르네~
마늘이랑 파랑 더 썰고 찧어야 하고
사과도 갈고 양파도 갈고 해야하는데...

빈 김치통 장만해둔다고 덤빈거이 한나절 다 가부렀다.
온집안에 온몸에 신김치 냄새가 진동을 한다.
이젠 신냄새가 먼지 까묵었다.

점심에 하도 바빠서 걍 서서 밥묵었다.
묵은김치를 물에 씻어 그냥 쌈을 싸묵으니까 얼매나 맛이 좋던지...
김치 한포기를 그냥 뚝딱 해부렀다.

묵은김치를 국물따로 양념따로 배추따로 보관해놓고 두고두고 먹어야지.
서울 사는 누구가 자꾸 탐을 내서 말이시~ ㅎㅎㅎ
오늘 오걸랑 구경시켜주고 좀 줄까나...
인심좀 쓰지 머~

재작년 묵은김치도 올해 여름까지 먹었나?
아끼고 또 아끼고 먹다가~ 결국엔 다 묵었나부다.

땅에 묻어놓았던 김치가 참 아삭아삭하고 맛있드라.
막판에 봄날 햇볕을 좀 보는 바람에 시어버렸지만...
그래도 넘의살에 김치 싸서 먹으니 눈물나더라. 넘 맛있어서...

올해도 땅에 묻을까 모르겠다.
땅은 파놓았는데
할매가 꺼내묵기 구찮다고 막 뭐라 하시던데...
어쩔란가...

오늘 저녁에 얼라들 오걸랑 묵은김치갖고 뭘 해묵을꺼나.
쌈도 싸묵고 전도 해묵고 찌게도 해묵고
괴기도 싸묵어볼꺼나...

넘들은 햇김장 맛본다고 난리인데
우린 거꾸로 묵은김치갖고 난리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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