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고추 줄매기

산골통신 2006. 6. 15. 12:28
비닐집 일은 식전 아니면 해거름에 해야한다.
해 올라오면 뜨거워 디여죽는다.
헉헉~ 사우나 저리가라다.

오늘 아침부터 날이 잔뜩 흐리다.
잠깐 비도 뿌린다.

잘되었다. 오늘은 비닐집 고추밭에 줄매자!
좋소좋소~ 그리 합시다~~

비닐집 세군데 후딱 해치우고 놀자아~~

선녀가 줄갖고 앞서 말목에 걸어나가고 뒤이어 할매가 줄을 고추가지들 정리해가면서 당겨나가고~
분업은 착착되는데...

허리 꼬부라진 할매... 에고.. 그걸 지가 하께요~ 해도 말 안 들으신다.
일을 워낙 완벽하게 하는 걸 좋아하시는지라 당신이 해야 직성이 풀리므로...

말목을 하나씩만 꽂았기 때문에 왔다갔다 일 하긴 좋드라...
순식간에 터밭 비닐집 하나 해치우고
언덕밭에 올라갔다.

에고~ 비 그쳤다. 해나왔다! 에고 덥다! 어쩌냐...

그래도 우짜요~ 해야지. 하는김에 언넝 하고 나가시더!!!

양쪽 문을 틔워놓아도 바람한점 안 들어온다.
이짝 끝에서 저짝 끝까지 언넝 줄갖고 핑 갔다가~ 바람 한번 쐬고 들어오다가~ 땀 닦다가~ 그렇게 다 했다.

고추들이 굼뱅이때문에 누운것이 몇 된다.
망할노무 굼뱅이들~ 약을 안 치고 하니께 별너무 벌레들이 다 설치네...

쫌맘 갉아묵지~ 왜 휘딱 자빠지게 다 갉아묵냐고오~~
너들 다 주거써!!!

일일이 다 붙들어매고 잡아매고 해서 줄을 쳐줬다.
제일 큰 비닐집 안에 들어가니 숨이 헉헉댄다. 저절로...
에그~ 비나 좀 더 오지...

일 속도가 빠르다. 언넝 하고 나갈 생각에...
할매도 후딱 해치우고 밖으로 나오셔서 주저앉으신다.
점점더 기력이 떨어지시는지...

일단 한시름 놨다. 줄 일차 매었으니...
고추밭 줄은 한 서너번 매줘야 한다. 고추키가 비닐집 천정까지 커올라가는 수도 있어서 그거 안 쓰러지게 지탱해줘야 하거든...
여차하면 천정에 매달아줘야 하는 수도 있거등...

올해 감자가 작황이 아주 좋다.
씨감자 한박스 다아~ 심었는데 아주 시커멓게 잎이 푸르다.
동네 사람들이 다 놀랜다. 어디서 씨를 구했느냐고...
왜저리 좋으냐고...

할매도 저 땅속이 궁금하시단다. 감자알이 얼매나 좋을란지...
저거 누가 다 묵느냐고...
모르쥬~~ 땅속사정을 어케 알아여... 캘때 되어봐야 알쥬...

오늘 아침에 풋고추 한바가지 따서 밥 한그릇 후딱 해치웠다.
드뎌 풋고추 계절이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