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2021. 6. 24. 15:53








몇년 안되었다.
연 씨앗을 스물여섯개인가 구입을 해서 접시 물에 담궈놓았지.
싹이 나고 뿌리가 나고...

서둘러 통을 열개 구해서 논흙을 퍼담고 한통에 서너 포기씩 심고 물을 채웠다.

월동이 안되니 비닐하우스 안에 두고 키우는데
그제부터 꽃몽우리가 열리기 시작했다.
재작년에 한 송이 피고
작년에 백련 한 송이 홍련 한 송이 피었나?
올해는 백련이 아직 소식이 없고 홍련만 두 군데에서 네 송이가 피어났다.
열심히 물만 보충해줬을 뿐인데...

파란 이끼가 많이 끼고 검은 이끼도 끼고 노상 건져내는 수밖엔 도리가 없단다.
진딧물도 좀 끼는데 그건 물 줄때 씻어내리면 덜하더라고...

연은 아침에 피어서 저녁이면 딱 오무린다.
사나흘 피었다가 꽃잎이 하나둘 떨어지고 씨방만 남는다.
수련은 아침에 피어나고 저녁이면 물 속에 가라앉고 사흘이 지나면 다시 안 올라온다.

연못이 두 군데나 있는데
연을 못 띄운다 ㅠㅠㅠ 세상에 이런 일이...
망할 고라니땜시~
부레옥잠이라도 띄우고 싶은데 그조차 뜯어묵는다...
지들딴엔 별미라 여기는지 싸그리 멸종을 시켜버리네...

아침저녁으로 연 피고 오무리는 거 구경하느라 재미나다.
근사한 연못 아니라도 이리 보고 즐길 수 있으면 됐지 뭐~

오늘은 아침 식전에 콩모종 세판 반 마저 여기저기 심고 들어와
열무랑 얼가리배추랑 정구지랑 오이 호박 감자 양파 고추 깻잎 상추 등등
다듬어서 종류별로 봉지에 담아놨다.
오늘 중요하고 반가운 손님이 오시는데 가는 차에 실어드리려고 미리 준비를 해놨다!
그분들은 오면 가기 바빠서 당췌~
가만 있어봐요~ 이것좀 뜯어줄게 이거 좀 줄까?! 물어볼 새도 없다!
미리 담아놓고 가는 차에 후딱 실어줘야 한다!
오늘도 온지 삼십분만에 간다고 일어서는데 하~ 기맥혀서리...
민폐 끼친다고 식사도 다른 곳에서 하고오고 오래 앉아있질 않으려한다.

그래서 오늘 막 뭐라해줬다.
담부턴 그러지 말라고... 그리고 빈손으로 와도 되니 바리바리 안 싸들고 와도 된다고...
오늘도 아주 작정하고 장을 봤는지 한박스나 갖고왔네그랴...
사람이 너무 그래도 안 좋아... 좀 차분하게 앉아 묵은 이야기도 하고 느지막히 가도 되는데
뭐 그리 급한지 원...
담부턴 안 그런다 했으니 두고봐야지!

내 농사지은거라 주는거니까 혹시 집에 있으면 다른 이들 나눠주라고... 일렀다.

자아 이제부터 휴식이다...
쉬어야지...

내일 주말 손님들 들이닥칠거니까...
지금 안 쉬면 쉴 새가 없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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