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오래전에...
인사동 출판골목과 을지로 인쇄골목을 휘젖고 댕길 때...
아마도 꽂다운?! 20대...
점심 도시락을 까먹고 일하다가 잠시 출출할 때...
직원들 모여서 500원 동전을 걷는다.
두명이 가위바위보로 당첨되어서 간식거리를 사러나간다.
골목을 이리저리 지나다 어느 후미진 골목 끝 모퉁이로 가면 겨우겨우 천막으로 비바람을 가린 부치개파는 곳이 나온다.
그걸 뭐라 이름해야할까... 포장마차도 아니고...
겨우 아지매 하나 앉을 자리 있고 그 앞에 연탄불에 큰 팬 하나...
거기서 아지매는 쉴사이 없이 김치전을 굽는다.
구워지기가 무섭게 비닐봉지에 담아져 인쇄골목 아가씨들
손에 쥐어져 간다.
우리는 그 간식을 먹고 7시까지 일을 하고 퇴근을 했지.
그게 참 일상이었는데...
요새 문득 인터넷 서핑 중 김치전 파는 쇼핑몰 하나 발견하고 놀래고 기맥히고 세상 달라짐을 느껴서... 한참 보고 또 봤다 ㅎㅎ
점심 한 때 간단히 때울 요량으로 김치전을 굽는다.
같이 먹을 식구들이 하나라도 있으면 정식으로 밥상을 차리지만 내 혼자 먹어야 할 때는 이렇게 간단버젼으로 간다.
저 쇼핑몰에서 김치전을 사먹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궁금해진다.
언제 올지도 모르고 하루이틀 걸릴텐데...
그러면 먹고싶은 그 타이밍을 못 맞출텐데...
새상이 가끔 어리둥절 숙제를 내준다.
산녀에게 김치전이란... 문득 생각나면 쓱쓱 해먹을 수 있는 가장 하찮은 음식이지만...
그네들에겐 추억의 귀한 음식이려나...
세상이 참 많이 바뀌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