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거름 먹구름이 서서히 몰려들 무렵...
분꽃이 화사하게 피어오르다...
텃밭과 꽃밭의 꽃들은 코스모스 끈끈이대나물 봉숭아 샤스타데이지 접시꽃 참나리 원추리 섬초롱 애기범부채 구와꼬리풀 채송화 비비추 자귀나무꽃 백일홍 자주달개비 그리고 수련...
토요일 일요일 이틀을 묵고 손님들은 떠나시고~
이런저런 정리와 청소 후 잠시 쉬고 있다.
이번에 오신 분들은 오랜 친구들로 서로 허물이 없어 너무 편했다.
매실 나무에 남은 것들 한 50키로도 마지막으로 따고
웃고 떠들고 먹고 마시고 하는 새에 이틀이 후딱 지나버렀네...
가는 차 트렁크에 감자 고추 깻잎 상추 토마토 매실 달걀 등등을 실어주며
또 봅세~ 했다.
한여름 마당에 숯불 피워 고기 구워 오랜 친구들과 한잔 하는 건 언제라도 즐겁지...
친구편에 같이 오신 여자사람친구분은 버릴 것이 하나 없이 좋다고...
너무나 맛있게 드시고 노시고 일하고 가셨다.
아마도 이런 시골 체험은 처음이신듯...
노란 마트바구니 하나씩 들려주고
텃밭에서 채소들 필요한 만치 따가라 했다.
밥 먹다 말고 풋고추 생각이 난 손님 한 분이 서둘러 나가시더니 풋고추 한 줌을 따갖고 오시더만~
그래 이야기를 해줬지.
우린 텃밭이 마트라고!
그래서 노란 마트 바구니를 준비해놓고 텃밭마트로 장보러 간다고 ㅎㅎㅎ
다들 웃고 난리~ ㅎㅎ
사실 손님이 수십명이 오셔도 술 고기 과일 외엔 마트에 갈 일이 없다.
모든 건 텃밭에서 조달 가능하니까.
도시의 밥상과는 다른 산골식 나물 밥상을 다들 좋다 해주시고 맛나게 드셔주시니 얼마나 고마운지...
닭집 문 닫고 청소하고 소낙비 먹구름 몰려오는 걸 구경하며 흔들그네에 앉아 하루를 마감하며 쉬고 있다.
똘망이는 하루종일 산녀를 따라댕기더니 어데 가고 없다.
아까 완두콩 콩깍지를 한참 까고 있는데 옆으로 슬쩍 오더니 콩 다 깔 때까지 늘어져 자더라...
완두콩 한 바가지 정도 깠다. 한 줌 씨앗 심어서 한 바가지 나왔으니 이정도면 족하지 뭐~
간간이 밥에 넣어먹으면 좋더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