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풀떼기밥상이란~

산골통신 2018. 5. 25. 09:58

 

 

 

 

 

 

 

 

 

이른 아침 뜰방 봉당 위로 나서면

온통 초록이다...

 

마당 식구들 텃밭 식구들 밤새 안녕하신가 눈도장만 살짝 찍고

닭집에 올라간다.

 

지나가는 길가 등등도 별일 없나 살펴봐가며...

중간 중간 심어놓은 샤스타데이지 눈이 그만 환해지는 그 꽃무더기 감상해가며... 참 잘 심었지!!!

저거 없었으면 온통 풀 투성이였을거 아녀!!!

 

할매집 처마밑 제비식구들 별탈없나 눈길 한 번 주고

작년 겨울 한파에 얼어죽은게 확실한 듯한 칸나 자리를 툭툭 건드려보며...

닭집 돌계단을 오른다.

 

달구새끼들 문앞에 우르르... 산녀 발기척 소리만 나면 우르르...

어여 문열어 달라고... 문을 반 열었는데 한두 놈 대가리 디밀고 발옆으로 튀어 나간다. 원~ 성질도 급하긴~

 

모이통에 모이 한 바가지 부어주고

물통 검사하고

 

저 안쪽 병아리육아실로 들어가 본다.

중간에 알 낳는 둥지에 서너 마리 들앉아 있길래 살금살금 지나치고

 

병아리들은 무사히 제 엄마 따라 잘 댕기고 모이도 잘 찾아먹고 물도 야무지게 마시더라!!!

물 한 모금 하늘 한 번!!!

 

6호 예비엄마닭이 7월에 예정일이라 다른 엄마닭들이나 병아리들이 성가시게 할 까봐 둥지를 통을 갖다 못 들어가게 막아놓았다.

 

두루두루 평안한 가 살펴보고

이 밭 저 밭 손 볼 일이 있나 둘러보고

다시 텃밭으로...

 

아침거리 장만해야지!

오늘은 어떤 풀떼기로 할꺼나...

 

청상추 적상추 청겨자채 적겨자채 엔다이브 치커리 루꼴라 등등

조금씩만 뜯어도 바가지 그득~

아이구 이거 오늘 세 끼 다 해먹어도 되겠네~

 

먹기좋게 뜯어넣고 멸치액젓 적당히 끼얹고 올리브유랑 참기름 조금 뿌리고

고추가루 깨소금 훌훌~

간장 한 숟갈~

그런다음 쓱쓱 겉절이하듯 버무려 한 통 그득 만들어놓고

양푼 하나 꺼내 방금 한 보리밥에 풀떼기 겉절이 한 움큼 넣고 쓱쓱 비빈다...

 

이거야 원.. 밥알은 그냥 거들 뿐...

온통 푸르딩딩일세!!!

 

뭐 그래도 좋다!

이러지 않고서는 저 나물 먹을 수 있나?!

 

양푼째 먹을까 하다 에라이~ 나도 폼 좀 잡아봅세~

큰 접시에 소복소복 담아 물 한 컵 들고

마루 창 앞에 놓고 먹는다.

 

음...

리틀 포레스트가 따로 있나...

 

자아!

이제 한 끼 채웠으니 일하러 나가자!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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