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겁했다!!!
낼모레 대보름을 앞두고 시레기 우거지 고사리 등등
묵나물을 삶아건지려고
아궁이 청소를 하고 가마솥에 물 붓고 시레기를 넣고 등등
퍼질러 앉아 부지깽이를 탁탁 치며
너들 이 아궁이 속에 있는 거 아니지? 다들 나와!
한참을 구시렁구시렁 야단을 떤 다음
솔갈비 두어 줌 넣고 불을 지폈겠다...
어느정도 삭정이에 불이 붙고 작은 장작개비 두 개를 올려 놓아
한참 불이 붙어가려는 그 때!!!
아아아아웅...
아아웅~
잉!?!?!
이 뭔 소리?
화들짝 그야말로 말 그대로 펄쩍 놀라
후다다다다다
샘가로 가서
들냥이들 새들 오며가며 마시라고 둔 냄비물 들어다가
휙~ 끼얹었네!!!
불은 파지지지지... 꺼지고 아궁이앞은 홍수가 나고...
다시 귀를 기울여 소리를 찾았지만
감감...
둘레둘레 이짝 저짝 멀찍이 앉아있는 들냥이 두 마리를 보며
니들이 소리냈냐?
아녀... 분명히 아궁이 안쪽에서 난 건데...
기다려도 기다려도 안 나오고...
그래도 불안하야...
들냥이들 밥그릇에 맛난 먹이를 부어주고 유인이라도 해보려고 했는데...
아직 울집에 드나드는 냥이들 숫자가 다 안 모였다.
에라이...
오늘 시레기 삶긴 글렀네!!!
한데 아궁이 솥에 삶아야 하려나...
천상...
식전부터 별일이 다 있으 ㅠㅠ
요 며칠 까치 한 쌍이 매일 울집 마당에 놀러온다.
쟈들이 집 지을 만한 나무가 없는디...
저 아래 빈집 담벼락 밑에 까마귀 한 마리 죽어있고
할매집 삽작거리에 참새 한 마리 죽어 있던디...
추운 겨울 다 보내고 뭔 일이고...
그나저나 망할 들냥이 나온겨~
안 나온겨!!!
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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