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슬금 들이닥친 듯...
좀비가 되어 인형눈알붙이기 일을 하면서
틈틈히 마당 들냥이들을 바라본다...
쟈들은 나를 뭐라 생각하려나...
성급한 맘에 맨손으로 검부지기를 들쳐보니
이미 늘 그러하듯 봄은 와있고...
오직 인간만이 춥네 어쩌네 호들갑을 떨고 있더라...
닭집 알둥지 알을 꺼내러갔다가 오는 길에
진작에 땅이 녹은 텃밭들을 일삼아 둘러보고
미처 못 걷어낸 비닐조각들 잡아빼 정리하고
장갑을 못 낀채 하느라
열손톱 새가 시꺼멓게 된 채로 들어와
시레기멸치참치볶음에 달걀 후라이에 밥 비벼묵고
어여 이 좀비 신세가 끝나야
농사일을 신나게 할텐데...
시간이 곧 돈인 일거리인지라
그 일을 안 하고 있으면 막 돈이 눈에 밟혀 ㅠㅠㅠ
이 뭔 사단인지...
그래도 본격적인 농사일 전엔 마무리가 되리라 믿으며...
들엔 벌써 냉이 꽃다지가 다닥다닥 올라오고..
이름모를 청보랏빛 꽃이 피어있더라...
상사화는 진작에 올라와있고...
봄은 고양이로소이다...
늘 나를 놀라게 하고 웃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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