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우야면 좋노... 우짜쓰까이...

산골통신 2018. 3. 5. 00:34

 

 

 

신종 21세기 인형눈알 붙이기 알바 부업거리가

2월이면 끝나리라 철석같이 믿고 삼월 봄이 오면 밭으로 나가리라 룰루랄라 했던...

 

다시금 3월말까지라고... 4월에도 아마도 라고... 지령이 내려왔다...

일 하는 양 만치 다달이 칼같이 지불해주는 신사임돈땜시...

오늘도 내일도 컴 자판을 두들긴다...

 

난 밭에 나가 호미질 하고 싶다고오오오오오...

거름도 내야하고 쌀방아도 찧어야 하고

나무도 심어야 하고

달구새끼들 알둥지랑 횃대도 손봐줘야 하고

할 일이 태산인데...

 

무시레기 배추우거지도 마지막 거둬들여 삶아 갈무리 해야하고

무 구덩이 파제껴 남아있는 무 꺼내서 정리해야하고

 

난 언제 농사일 하냐고요...

 

이러다 봄이 와도 봄을 못 느낀 채

컴 화면만 부리부리 노려보고 앉아있는 신세 되는거 아녀?!

 

매실밭에 거름은 나무꾼 혼자 다 뿌렸다.

거름 실어다 날라 부려놓는 것 까지만 거들어 주고

알바하러 튀었다...

어찌됐든 일거리 주는대로 시키는대로 능력껏 하기만 하면 한만치 돈을 주니까

안 하고 있으면 막 막 엄청난 손해보는 느낌...

눈 앞에 돈이 굴러다니는데 그걸 못 줍는 뭐 거시기 그런...

그런 기맥힌 사정을 뉘 알라나...

 

그러나 그 돈은 통장을 스윽 스쳐 지나가버려...

내가 돈을 벌긴 벌었나?! 갸웃~ 희한타...

 

봄비가 요란하게 뿌린다.

막 번개 번쩍 번쩍 하면서...

 

그래... 와야지 와야 한다!!!

 

낮에는 더워서 마루 문도 열어제끼고 일을 했다.

아마도 곧바로 여름으로 직행할 모냥이다 . 꼬락서니가...

 

쪽파밭에는 벌써 통통한 쪽파들이 돋아올라오고

파전 꿔먹을 정도 되더라.

냉이도 여기저기 퍼질러 앉아 캘 만치 붙어있고

 

맘은 홀딱 들에 가 있는데

눈과 손은 컴에 붙잡혀 있노라...

오호 통재라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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