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씨앗들... 갈무리...

산골통신 2017. 9. 22. 00:14

도라지밭 낫과 가위를 들고가서 일일이 씨방들만 베어내서 천막에 널어두었다.

첨 일 시작할 때는 엄두도 안 나고 몸도 그새 굳어 빳빳하고...

애좀 먹었다.

 

혼자 일 하기 싫어서 나무꾼을 닥달~

낫 하나 쥐어주고 이케 이케~ 해달라고 시켰다.

희한하지... 늙어가는 징조인가... 혼자 일 하기가 왜 이리 싫은겨...

일을 가르쳐가며 나무꾼을 대동하고 다닌다.

뭐 그건 나무꾼도 마찬가지...

산밭에 올라갈 일이 생기면 뭔일이 있어도 선녀랑 같이 가야한다.

참내 선녀가 보디가드도 아니고 말이지...

그게 참 구찮더니마는... 어느샌가 내가 그러고 있네그랴...

 

차이브싹들이 서서히 올라온다.

마치 부추싹처럼 올라오네... 실같이 가느다란 애들이 쑥쑥...

월동을 한다하니 좀 따시게 나라고 왕겨를 좀 부어줘야겠다.

 

들로 산으로 다니면서 씨앗들을 모은다.

꽃씨들은 제법 모아놨고

민주지산 물한계곡 빨간풍차가 있는 어느 산장에 들렀더니 하얀 족두리꽃이 피어있더라. 눈이 번쩍 띄여 우르르 쫓아가서 한줌 두줌 훑어왔다. 나중에 관리인에게 말했더니 웃더라...

울집엔 분홍색 족두리꽃만 있거등~ 보기도 하얀색은 첨이라...

 

색색이 피는 분꽃씨앗도 길가다 만나서 좀 줏어오고...

이런저런 꽃씨들을 잘 놔뒀다가 내년 봄에 여기저기 잘 뿌려둬야지.

 

샤스타데이지는 뿌린 곳마다 다 잘 났다.

나무꾼보고 이짝 풀 관리를 신경써서 해달라고 신신당부 중...

그래야 그대가 원하는 꽃동산을 볼 수 있다고 누누이 당부 당부...

 

참취꽃이 어마무시하게 피어났다.

얘들도 씨앗을 때맞춰 받아놔야지.

곰취는 여엉 엉망이다. 기후가 안 맞나...

곤드레나물만 난리가 났다. 저거 무시무시하다.

별맛도 없는 나물인데 괜히 심었나싶다.

산마늘도 내년봄 촉이 올라오는 것 좀 보고 포기를 하던가 해야지...

비싼건 다 이유가 있더라...

천상 내는 취나물이나 뜯어묵어야지!

 

땅두릅이 또 엄청나게 번져가며 터잡고 자라더라...

쟤 무서워...

나무두릅보다는 맛과 향이 덜한데 그래도 잘 자라니까 냅둔다.

 

더덕씨앗도 조만간 알뜰히 받아놓을 예정이다. 아직 꽃이 피어있어서 때를 기다리는 중이다.

 

풀 풀 풀...

막바지 밭메기가 남았다.

내일은 하루종일 밭에서 호미들고 살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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