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오늘 드뎌 방아를...

산골통신 2008. 11. 26. 21:48
찧었다는 거 아닙니까~~

해서 오늘 저녁에 오매불망 햅쌀밥을 묵어봤시유~ 감격...
밥 고봉으로 먹어치웠네요~
이제 묵은쌀은 미련없이 안녕~~ 떡이나 해묵어야지.

여기저기 줄데랑 우리 먹을거랑 마이 찧었지요.
나락먼지 다 뒤집어쓰고~ 현미도 찧고~ 백미도 찧고~
바싹 말라서 잘 찧어지대요.

이렇게 바로바로 방아찧어 밥해먹으니까
시중에 파는 쌀은 절대 못 먹어요.
전에 어데서 봉지 쌀이 생겨 한번 해먹어봤는데요~
우와... 그것도 햅쌀이라는... 니멋도 내멋도 없는... 그런 밥맛이었어요.

잘 말라서 분도수를 낮춰놓아도 잘 찧어져서 당가루가 조금밖엔 안 나오더만요.
당가루는 소하고 닭모이로 쓰고요.
왕겨는 세푸대 그득 나왔는데~ 소 엉디에 깔아줄꺼래요~
나중에 거름으로 만들어져 논밭으로 가지요.

올해는 공식적인???? 판매를 안 할 예정이예요.
해마다 주구장창 믿거라 하고 대먹는 인간들이 많아서 전 펴놓고 팔아보덜덜 못해요~
작년엔 대주다가 난중엔 우리 먹을 쌀도 간당간당했당께라~ 오메~~
해서 올해는 판다는 말 입도 벙긋 안하고 몰래몰래 나눠먹을꺼구만요.

오늘은 한나절 내내 방아만 찧고
아무일도 안 했어요.

방아를 찧어놔야 가을일 다 했다고 말 할 수 있다고 하더만요.

이제 남은 일은 김장하고 메주쑤고~
머 잡다한 일만 남았어요.

길고긴 가을이 끝나는 소리를 오늘 들었어요. 이제사...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