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산속의 아지트

산골통신 2007. 1. 21. 18:24

얼라들 하는 일이 머 늘 그렇다.

마당에 텐트를 온 여름내 가으내 쳐놓고 놀더이만~

겨울 추우니까 그것도 못 하고 늘상 이구석 저구석 아지트를 찾아댕겼다.

 

상다에 매실밭 맹그느라고 터를 닦아놓은 곳이 있는데

하루종일 햇살이 너무나 눈부시게 들고

바람도 적고 소나무숲이 둘러싸여

아늑하기도 했는데...

 

얼라들이 이곳을 호시탐탐 노리며

조르는 말이...

여기다 아지트 만들어도 돼?

만들꺼야~~ 만들꺼야~

 

뉘 뭐라냐? 맹글 수 있음 맹글어봐라~

기둥이 몇 개 있어야 하니?

최소한 열두개는  있어야 한다.

바닥과 천정은 뭘로 대충 하더라도~

 

드뎌 어제~

이놈들이 지들이 기둥어쩌고 저쩌고는 도저히 못 하겠고~

만만한 텐트는 칠 수 있겠다싶었나보다.

 

낑낑거리고 꺼내서 구루마에 쳐싣고 올라갔겠다.

대뜸 쳐달란다.

기술과 힘을 요하는 부분이 있어 지들이 다는 못 하겠던가 보드라...

 

텐트를 다 쳐놓고 대짜로 누워있는 꼬락서니를 보니 웃음이 난다.

 

텐트 친 옆

땅 가운데 물이 나는 부분이 있어 따로 도랑을 팠다.

도랑이 물이 흐르고 고이니까 이넘들

삽하고 호미갖고 덤빈다.

연못을 맹글겠단다.

그래라~ 맹글 수 있걸랑 뭐든 맹글어봐라~

못해서 탈이지 한다면 말리진 않는다~

 

얼라들이랑 땔나무도 하루에 두번씩 오르내리며 해갖고 오고

요즘 등산? 부지런히 한다.

역시 삭정이들이 있어야 통나무에 불이 잘 붙는다.

뜨끈뜨끈 군불때고 지지는 맛에 산다.

 

상다에 원두막 비스무리하게 하나 지어야겠다.

아무래도 농기구도 보관해야하겠고 이런저런 퇴비도 모아둬야 하니까.

또 일하다 햇살피할 수 있는 그늘막도 있어야 하지 않겠노!!!

 

얼라들이 쳐놓은 텐트에서 오늘 한참 쉬었다 왔다.

얼라들은 마냥 좋은가보드라.

 

문득 하는 말이...

"엄마~ 도시애들은 이런걸 체험이라고 비싼 돈 주고 캠프 가는거야???

이런걸 왜 돈주고 해??? 이상하네???

우린 그냥 하는데...ㅎㅎㅎ"

 

"내일은 소풍가는 것 처럼 도시락 싸갖고 가자~~"

'산골통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골통신] 냉이된장찌게에  (0) 2007.01.28
둘러앉아 군밤이나~  (0) 2007.01.23
[산골통신] 산골살이  (0) 2007.01.18
[산골통신] 땅  (0) 2007.01.07
[산골통신[ 묵은 김치와 한바탕~  (0) 2006.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