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겨울냉이캐기~

산골통신 2025. 1. 27. 10:25

1/26일
문득 아이들이 냉이 좋아한다는게 생각났다.
또 문득 내일 새벽부터 눈이 온다고… 그리고나서 춥다고…
그 둘을 이어 생각하다가 하이고 오늘 아니면 냉이 못 캐겠네!!!!!

서둘러 하던일 집어치고 호미랑 바구니 들고 쪽파밭으로 갔다.
오며가며 거기에 냉이가 제일 많다는걸 봐놨거등!
희한하게 쪽파밭골에 항시 냉이가 많더라고…
지들 살아가는 게 냉이랑 쪽파랑 궁합이 맞는지?!
한참을 캐다가 아이쿠~ 이거 다듬을 생각도 해야하는디~ 그만 캐자!
한 바구니 다듬어 씻어건져놨다.
이따 저녁에 냉이된장국 끓여묵고 남은건 아이들 오걸랑 해묵자!
냉이부각도 해먹고 무침도 좋아하고 된장국에 넣어도 잘 먹는다.
저번에 보니까 냉이로 리조또인가? 이태리죽도 해먹더라~
다듬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서 그렇지 캐는건 참 재미있다.
겨울냉이가 봄냉이보다 훨 향이 좋고 맛있더라.
봄냉이는 다른 봄나물들에 밀려서 안 쳐다보게되고 금방 꽃이 피어서 질겨진다.

응달쪽은 땅이 얼어 호미가 잘 안 들어가고 양달에서만 캤다.
대보름 무렵엔 제법 캘 수 있겠다.
그때 묵나물이랑 냉이랑 나물 마이 해묵어야겠다.
………………….
1/27월
어제 자정 무렵부터 눈이 펑펑~
봉덕이는 놀래서 집밖으로 나와 봉당에서 밤을 지샌 모냥~ 발도 못 디디게 개발자국이 어지럽다.
대설주의보가 내렸다.

아직 못온 아이들에게 출발하지 말라고 주의를 줬다. 설 아니면 우리가 못 볼 사이냐~
어젯밤 늦게 한놈 도착하면서 눈인지 비인지 엄청 내리더라고…
아침에 보니 온통 하얀 세상으로 변했다!

계속 퍼붓고 있다. 다행히 기온이 높아 내리는대로 쌓이는 눈은 아닌가보더라.
마을 총무가 눈 치우느라고 트랙터로 마을길 한바퀴 돈 흔적이 보인다.
닭집 올라가는 눈길이 뽀드득 뽀드득 소리가 아주 크게 나더라. 눈 흠뻑 맞으며 한바퀴 돌고 왔다. 냥이들도 개도 닭들도 눈이 오건 말건 먹고는 살아야하자나…

어젯밤 식혜 한솥 안쳐놓고 묵 한솥 쑤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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