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덕이를 데리고 상당 산밭에 올라갔다.
조선낫 하나 괭이 하나 들고~ 왕겨푸대 둘 빈 거름푸대 셋~ 이정도면 얼추 다 담아내지 싶네.
큰 비닐하우스 안 밭설거지를 안 하고 두해 묵혀놨었다. 건강이 갑자기 안 좋아져 기분도 다운되고 어쩌고 하는 바람에 상당 밭들은 이래저래 묵혀져 버렸다.
해야지 해야지 생각만 하다가 오늘 일이 손에 잡히는 김에 해치워버렸다.
둘이 하면 한나절 일거리 혼자 하면 하루 일거리…
늘 일복만 넘쳐나는 산녀인지라 일손 생기길 기다리지 않고 혼자서 슬금슬금 시작을 해봤다.
일단 제초매트를 걷어내고 그 다음 폐비닐을 걷어내야 한다. 말목도 빼야하는데 땅이 굳어 잘 안 빠진다.



이게 참 일거리다. 철핀으로 고정시켜둔지라 잘 안 빠진다. 비닐도 흙이 딱딱해져서 찢어지기 일쑤고~ 가을걷이 후 바로 밭설거지를 했어야 했는데 차일피일 이리 되어버린걸 우짜누…
그래도 아침밥 든든히 먹은 힘으로 당기고 끌고 걷고~



할 수 있는 범위는 다 했다. 좌측 난코스 한 군데는 나무꾼 오걸랑 하라 해야지~ 자칭타칭 해결사니까! 못 뺀 말목도 마저 빼라 하고~

걷어둔 제초매트는 햇볕에 말린 다음 착착 개어서 다른 밭에 깔면 된다.
봉덕이는 늘 오던 곳이라 산녀가 일하고 있으면 가끔 들여다 보고 지 볼일 보러 간다.

이 상당밭이 근 삼천여 평 되지 싶다.
주위가 소나무숲으로 둘러싸여서 아늑하다.
여기 올라와 있으면 세상 맘 편하고 좋다.
아이들은 둘레를 울타리를 치고~ 멧돼지 때문에…
정원을 가꾸면 좋겠다고 노래를 부른다.
그러면 제주도 이효리네 집부럽지 않을거라고…
그거야 뒷골밭하고 아쉬람터를 합치면 이천여 평 되니까 거기를 그리하면 되지~ 했더니 좋단다!!!
열심히 돈 벌어야겠단다!!!
상당은 산속이라 거의 등산 비슷하게 해야한다고 잘 안 올라오려 하는데 뒷골밭과 아쉬람터는 집뒷편이고 거의 평지라 뭐든 하면 좋다.
고로 땅은 많으나 사람이 없다.
정작 아이들도 하면 좋겠다 하는 생각 뿐이지 각자 생업 일하느라 정신없다.
해서 이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산녀 뿐이라는 결론이다.
일손은 없고 일복은 넘쳐나는 이 산녀 팔자는 늘 이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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