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양 분홍 진분홍 이렇지 않나?!
분꽃처럼 색동색으로 피지는 않잖아.
나무꾼이 면에 승용예초기를 갖다주러 갔다 오는 길에 냇가 뚝방길로 돌아왔단다.
그 길에서 본 코스모스~
이런 색깔도 있냐고 묻네~
나도 첨 보오... 희한하네~
꽃씨를 한줌 받아왔단다.
요즘 울 나무꾼 취미 하나 생겼다.
오며가며 눈에 띄는 꽃을 보면 무조건 그 씨앗을 받아온다.
이 주머니 저 주머니에서 씨앗이 막 튀어나온다.
산밭이 넓으니 꽃길을 만들고 싶은 모냥이여...
아침나절 볏짚을 썰어 닭집 알둥우리에 깔아주려고
마당 구석에 쌓여있던 볏짚을 한 구루마 싣고 올라갔다.
볏짚파쇄기가 하나 있는데 고장이 났는지 돌아가다 맘추다 난리를 치다가
멈춰버렸다.
오래 안 쓰던 기계라 뭔가 속에서 탈이 났나보다.
그래도 아쉬운대로 한 다라이 볏짚을 담아들고 알 품고 있는 둥지 안에 깔아줬다.
망할 엄마닭~ 한 마리가 냅다 놀래서 튀어나가네~ 에라이...
뭐 그래도 주섬주섬 깔아주고 알 안돈시켜줬으니 곧 들어올겨!
안 들어오면 다른 엄마닭 품에 넣어주지 뭐~
일하기는 참 좋은 날씨인데 뭐 큰 일이 없다. 아주 좋다!!!
요새 인형눈알붙이기 알바 하느라 시간이 없거등!!!
겨울철 단기 일거리가 이젠 사시사철 전천후로 바뀐 바람에 놀 새가 없다.
하는 만치 돈을 주니 안 하면 손해라!!!
이거야 원 주경야독이 아니라 주경야근이로다 ㅠㅠ
부추씨앗 도라지씨앗 대파씨앗 잠방에 널어두고
늦여름에 심고 남은 쪽파씨앗들 마당 한켠 나무밑에 줄줄이 묻어버렸다.
나면 좋고 안 나도 할 수 없고...
할 일은 눈에 뛰나 뭐 딱히...
안 해도 될...
어제그제 사흘을 시레기 무밭에서 애벌레 잡아족치니 이제사 무잎사귀들이 무성무성 기세가 살아나더라~
망할 애벌레~ 나방새끼인지 나비새끼인지~ 하여튼!
무 잎 밑대궁에 구멍을 뚫고 들앉어 고개만 쏙 내민채 숨어있더라.
그걸 끄집어 낼 수도 없고 애를 먹다가 긴 못을 들고 와서 마구 쑤셔버렸다.
우째~ 무 하나에 서너 마리씩 들앉아 무잎 꼬갱이를 다 갉아먹고 있는 걸~
쟈들이 갉아먹은 무잎은 더는 자라지 못하고 시들시들 자잘하게 누워버리더라고...
야들아 내도 먹고 살아야 혀!!! 고마 먹어!
저 시레기를 기다리는 국내외 식구들이 얼매나 많은지 아냐?!
언덕밭 250포기 배추는 서서히 알이 차오른다. 벌레는 더이상 힘을 못 쓰고
텃밭에 심은 열세 포기 배추잎들이 마치 거미줄처럼 구멍이 나있길래 작정하고 앉아 벌레를 족쳐버리고
달팽이 까만벌레 귀뚜라미 뭐 등등 난리다.
약을 안 치니 아침저녁 문안인사 올리며 잡아내야지 별 수 없다.
오전 일 끝내고 늦은 아침을 먹고
다시금 인형알바를 시작한다!!! 돈이 뭔지 에휴~ ㅋ
헬렌/스코트 니어링 부부가 조화로운 삶이란 책에서 말했다.
하루 4시간은 정신노동을 하고
하루 4시간은 육체노동을 하고
하루 4시간은 뭐 어쩌고 저쩌고...
그리고 배고프지않은데 왜 시간맞춰 밥을 먹냐고...
뭐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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