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열대야에 시달리다 새벽녘 잠시 잠이 들었었나보다.
이 산골짝에 뭔넘의 열대야?!?!
한여름에도 솜이불 꺼내덮고 자던 시절이 바로 작년이었는데...
이 뭔 일이 ㅠㅠ
새벽일은 못 나가고 아침일 나갔다.
그래도 살짝 폭염의 기세는 꺾인듯...
큰들깨밭 풀은 천상 비라도 온 뒤 낫을 들고 가야하니 외면하고
작은 들깨밭은 호미로 할 수 있으니 시작이라도 해봐야겠다 싶어 쪼글치고 앉았다.
호스를 연결해 고추밭 대파밭 상추밭에 걸쳐 흐르도록 냅두고
들깨밭에 마치 뿌린듯 가꾼듯 자라는 쇠비름을 뽑아던진다.
이 쇠비름은 뿌리채 뽑아 먼데 갖다 버리던가 한데 무져서 썩히던가 해야혀...
징글징글...
뭐 약초라나 반찬이 된다나 해서 몇번 해먹어봤는데 시큼하니 큰 맛이 없어...
효소를 담가놓긴 했는데 여엉 손이 안 가대...
뭐 여튼 마구마구 호미로 긁다가 손으로 뽑다가
하는 중에 전화는 와서 한편 귀에 대고 손으로는 풀 뽑고
입으로 수다 떨어가며 자그마한 들깨밭 쇠비름 작살냈네~
그냥 묵묵히 했으면 짜증만발이었을텐데...
그나마 잼나게 풀 뽑았네~
어제 해거름에 쑥갓밭 대궁 정리하고 대파 모종을 갖다 묻었다.
줄줄이 골골이 골을 기려서 날날이 대파모종을 놓고 흙을 덮고
고랑고랑 물을 흠뻑 주었다.
올해 파 걱정은 덜었네~
모임에서 어느 분이 조선파 씨앗 한 줌을 나누어주셔서 냉큼 받았지.
포트에 일일이 파종해서 물 줘가며 가꿔서 본밭에 심었지.
이야...
작년에 대파모종 사다가 심은 데에서 씨앗 받아놓은 게 있길래 조금 귀퉁이에 뿌려놨더니 죄 났어.
그것도 밭을 만들어 심었지.
요새 아침저녁으로 파 밭고랑에 물 주는 게 큰일이여!
김장용으로도 넉넉하고
일년네 먹어도 남겠네.
시작이 반이라더니
아침일이 늦어서 어쩌나 근심했더니
그래도 밭 하나 풀 뽑았으니 오늘 밥값은 했네!
고추가 서서히 붉어간다...
먼저 심은 이웃들 고추밭은 벌겋다.
여름은 여름이다...
매미소리 쓰르라미 소리 요란하고
여름철 농사일은 있는듯 없는듯...
꾸준히 이어진다.
도시사람들 눈에는 한가해보이는 여름 농촌이지만
그 속에서 사부작 사부작 소리없이 움직이는 손길 발길로
농작물은 여물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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