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상황1

산골통신 2018. 5. 17. 14:13

감자밭은 쳐다도 안 보고

산밭 고추밭은 한 번 쓰윽 둘러보고 아직은 괜찮네! 이건 도시장정들 몫이여!!! 뒤 안 돌아보고

 

텃밭도 100포기 고추말목에 끈만 줄줄이 매주고 헛고랑 풀들은 애써 외면하고

풍접초 72구짜리 한 판 여기저기 골고루 심고

뱀 한 마리 저짝으로 도망가는 거 그냥 유심무심히 봐 주고

올해 유난히 뱀이 눈에 잘 띄네...

비가 자주 와서 그런가~

 

호미 던져 두고 좀 쉴까 했던 찰나 연장 두는 앵글 구석탱이에 눈에 띈 씨앗 봉지들...

이건 또 뭐냐???

 

해마다 씨앗 탐을 억수로 내서 온갖 씨앗을 받아 보관만 자알 해 두고 이자묵은...

 

구석구석 뒤져보니 뭐가 막 나와!!!

공작초 씨앗에

주홍코스모스 씨앗에

도무지 이름 모를 꽃씨앗에다

하이고 작년 대파 씨앗 까정~

그리고 모임에서 그네님이 주신 조선파 씨앗이 어제 도착한 걸 주머니에 넣고 또 까묵까묵~

뒤적뒤적 꺼내들고 모종판 상토 꺼내러 간다...

 

이래서 오늘 계획에 없던 씨앗 파종이라...

 

산녀는 이게 탈이다!

뭐든 잘 갖고 와... 근데 잘 보관도 해...

근데 까묵어!!!

 

지금 곰곰 생각해보니 해마다 어델 가던 눈에 띄는 꽃씨나 등등 씨앗을 구해오긴 했어!!!

근데 그거 다 어데 갔지?!?!?!

이러니 나무꾼에게 퉁을 먹어도 할 말이 없는기라... ㅠㅠ

 

뭐 일단 눈에 띈 씨앗봉지들은 여기저기 묻었으니 됐고!!!

 

조선파 요놈 파종하자!!!

 

왕겨푸대 널찍하게 펴놓고 상토 한 푸대 끌고와서 붓고

모종판 72구짜리 꺼내오고

호미대신 그 머시기냐~ 부트삽 꺼내들고

자아 시작!

 

씨앗 한 숟갈 편지 봉투에 넣어 보내신 게 엄청 많은 양이다.

사람들은 씨앗 수 그거 막 무시하는데

억수로 많은 거여!!!

 

장장 모종판 다섯 판 넣었다. 그것도 파씨라 넉넉히 넣었으니 이정도지 아마 정식대로 넣었으면 한 10 판 더 해야혀!!!

파 장사 할 일 있슈?!

 

모종판 나란히 늘어놓고 물 흠뻑 조랭이로 뿌려주고 차양막으로 덮어놨다.

그래야 싹이 잘 튼댜!!!

덕분에 조선파 달달한 맛 좀 보겠네! 참 고마운 일이여...

내도 씨앗 잘 건사해서 나눔 해야지!!!

잘 보관해 놓고 또 이자묵지 말고~ ㅠㅠ

 

작약이 한 잎 두 잎 떨어지고 붉은 장미가 피어난다.

방티연못 수련은 어김없이 사흘만에 물밑으로 잠기고...

 

아!!!

산밭 연못에 던져 둔 부레옥잠 수십포기...

언넘이 뿌리만 남기고 죄다 뜯어처묵었어!!! 뉘기여???

 

놀갱이가 그랬을라고?!?!

어케 물 속에 들어가지?!

깊이가 상당한데...

 

참 갸들 별거 다 묵어 ㅠㅠㅠ

 

멧돼지들은 골고루 밭을 갈아주고 바윗덩이도 냅다 꺼내 던져두고

참 기맥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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