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복더위... 복달임이라는 걸 한대매...
우리도 닭 좀 잡아묵어야 하지 않것어~
엄두가 안 나서 말이지...
항상 그래... 잡으면 못 잡을 것도 없는데 말이지...
묵은 암탉 열여덟마리...
장닭 두 마리는 씨종자로 냅두고
묵은 암탉 중에서 병아리 육아 중인 다섯마리는 냅두고
알도 없는 알둥지 꿰차고 노상 엎드려품고 있는 저기 다섯마리...
저놈들 잡아야겠는데...
나머지 여덟마리 중 몇 마리가 하루걸러 알 한 개씩 낳는 거 같아서 우선 냅두고...
자아...
모이통에 모이 넉넉히 부어주고
쌀방아찧고 나온 쌀겨~ 라고 하나... 우린 당가루라고 하는데
그걸 두어 푸대 영차영차 퍼담아 짊어지고
가서 뻐들고 놀라고 부어줬지...
거기 벌레 엄청 많이 생기걸랑~ 그냥도 먹어도 되고 벌레 양성해서 그거 잡아묵어도 되고~
물도 깨끗하게 갈아주고...
그런 다음...
살금살금 알둥지에 있는 놈들 잡아서 푸대에 쳐넣으려 하는데...
순간 왜 이리 맘이 약해지는겨...
한참을 쪼글치고 앉아 두손에 잡아들고 그냥 하냥 있었다...
에라이~ 못 잡것다!!!
다른 걸로 몸보신 하지 뭐!!!
나들은 알이나 열심히 낳아!!! 그거나 얻어묵을게!!!
이 맴이 언제 변덕을 부려 바뀔지 모르니까 얼렁 튀어!!!
그냥 털레털레 뒤돌아 나왔네라...
뭐 글치 뭐 내가 글치 뭐...
며칠 전부터 희한타...
뱀을 봐도 죽일 생각보다는 조놈이 뭔 뱀인고...
독사냐 구렁이냐... 풀뱀이냐...
뭐 그런 생각이나 하고 자빠지니 뱀은 유유히 사라지고 없고...
지네도 물지만 않으면 그냥 집어서 내던지고...
벌도 약을 치기 보다는 에라 봉침 잘 맞았네... 그러고 말고...
풀모기나 쇠파리 먹파리 이놈들한테 시달려도
이젠 그리 짜증을 안 내게 되더라...
뭐 이렇게 변하냐 인간이...
어쨌든~
닭 좀 잡아묵을랬다가
닭 잡기 거시기해서
털레털레 빈 자루 들고 그냥 돌아왔다는 뭐 그런 웃기지도 않은 이야기...
@@@
뒷집 아지매~
고통없이 순식간에 닭잡는 비법 안다는데...
그거나 전수받으러 가야겄다!!!
닭 한 마리 상납하고!!!
꿍얼꿍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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