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마늘밭 꼬라지 좀 보소!
누렇게 말라가는데 참혹혀~
올해는 마늘잎도 못 따 묵었고 마늘쫑도 딸 형편이 안 되었다.
양파는 다 드러누워서 땅과 혼연일체가 되어 일일이 호미로 파제껴야 될 정도로 대궁이 말라버렸다.
홀로 꽃피고 씨앗 맺은 양파대궁만 독야청청?!?! 솟아있더라.
산골 이웃들은 다 말라비틀어진 마늘을 겨우겨우 수확했다한다.
비가 좀 오고 땅이 푸실거리면 마늘 대궁만 살짝 잡고 호미질 하면 마늘은 쑥쑥 뽑히는데
워낙 가물어 땅이 말라 호미질 억수로 해야만 캘 수 있다나...
비라도 좀 오면 한번이라도 더 맞추고 마늘을 캐려했더니 비소식은 없고... 하지무렵까지 기다려보고 우리도 캐야지.
마늘양파밭은 곧장 밭을 뒤집어 갈아서 들깨 모종 심을 준비를 해놓아야한다.
두어달 밭이 쉴텐데 그 사이 잡초들이 창궐하지 않게 간간이 로타리를 쳐놓아야 할긴데... 도시장정들이 해줄랑가~
식전 시원할때 일하려고 일찌감치 나섰다.
고추밭에 풀들이 야단났거등~
고추 포기마다 지들도 살것다고 고추대궁을 풀들이 뒤덮고 있더라.
하나하나 풀들을 뽑아주고 고추순 뒤늦게 더 달린 것들도 따 주었다.
헛고랑 풀들은 큰 것들만 꼬마조선낫으로 긁어내고 나중에 부직포를 갖다 덮을거다.
요즘 잡초매트라고 해서 헛고랑 넓이만치 제작되어 나오는 부직포가 인기더라~
그걸 덮고 철심으로 고정시키면 잡초걱정은 훨 덜 수가 있다.
또 습기도 어느정도 보존시킬 수 있어서 이모저모 좋더라.
꼬마조선낫으로 풀들을 긁어내니 호미보다 훨 좋다!
호미는 일일이 긁어파야하는데 낫은 그냥 뿌리근처를 확 긁어버리면 되고 낫 등쪽을 이용해 쓱쓱 밀거나 당기거나 하면 풀들이 다 잘라지니 한결 풀메기가 수월하더라.
요즘 호미는 던져버리고 조선낫만 애지중지 들고 댕긴다.
나름 호신용도 되니까~
아침식전에 고추밭 다 말끔히 풀메고
아침묵고 오이골이랑 더덕골 줄 매주고
들깨파종한 곳 물 주고 상추씨 뿌려놓은 곳에는 감감무소식이라 다시 한번 씨를 뿌리고 물 한 조루 주었다.
상추씨앗을 아마도 개미시키들이 물고가는가벼...
이건 차양막을 씌워놓아도 소용없잖여...
마당 들냥이 한 마리가 나를 보자마자 아웅아웅 난리더라.
밥 달라는거지 뭐~
쟈는 밥이랑 물은 울집에서 묵고 잠도 울집에서 자면서
애교는 딴 집에가서 떨더라!
그래서 미운털 몇개 박아놓은 놈인데
지 밥그릇에 밥 떨어지면 아주 난리가 나...
시끄러워... 밭으로 닭집으로 막 쫓아댕기며 소리지르더라구... 줄때까정!!!
이놈아! 저기 개구리도 많고 쥐도 많더라 좀 사냥해서 묵어라~
한바탕 잔소리를 한 다음 사료 한 바가지 부어줬다.
달구집은 오늘도 안녕하시다.
쥐 한 마리를 놓쳤는데 아무리 뒤져도 못 찾겠네.
쥐약 몇 알갱이 놓아둬야겠다.
중병아리들이 제법 닭꼬라지가 나더라~
흙목욕도 제법 하고
아침에 문을 열어주면 우르르~ 풀밭으로 사방으로 댕기면서 잘 논다.
한달된 병아리들도 이젠 홰에 쪼르르 올라가 자고 엄마닭한테서 확실히 독립했나보더라.
풀들을 엄청 뜯어묵더라.
이제 매실을 슬슬 따야하는데 왜이리 구찮냐...
알음알음 주문 들어오는 것만 소화시키고 나머지는 황매로 익혀서 다 매실액을 만들 예정이다.
매실값이 엄청 떨어져서 뭐 팔 의욕이 안 난다.
매실주나 담그고 청이나 담궈서 먹고 나누고 팔고 할란다~
10키로 육만원 사만원 가던 것이
만오천냥 가격이 붙어있는 걸 하나로마트에서 보고는
하도 기맥혀서 올해 매실 따서 팔 생각을 접어버렸다.
연락오는 분들 것만 부치고 말란다.
해거름에 참깨밭고랑에 물 흠뻑 주고 헛고랑에 풀 나지 말라고 부직포 깔아주었다.
하루 해가 이리 또 저문다.
내일은 또 뭔 일을 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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