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뉘 먹어줄 이...

산골통신 2017. 5. 2. 21:05

대충 대충 급한 농사일 끝내놓고 잠시 휴식아닌 휴식중~

 

앞으로 할 일은 풀과의 전쟁!!!

그 첫타자가 마늘양파밭 고랑

그담은 텃밭 여기저기 구석구석~

언덕밭 감자밭 산나물밭

그리고 참깨밭 고추밭이 대기하고 있지!!!

 

산골에선 밭고랑보다 더더욱 신경을 세세히 써야할 곳이 있는데

집주변 밭주변 눈길 잘 안 가는 구석탱이들이다.

그곳을 등한시했다간 큰일나는게

독사새끼들 놀이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일하는 틈틈이 살펴줘야하느니!!!

명심 또 명심해야한다!

 

산골사람들 모자리 준비하고 곧 있을 모내기철 대비하느라 분주하다.

미리미리 급한 일 끝내놓으려고 서둘러 일들 하신다.

 

우리 얼치기농사꾼은 그분들 일하시는 속도는 절대로 못 따라가므로

일찌감치 포기했다.

다만 제때 따라가기만 해도 어디냐 싶어서 부지런히 컨닝을 해둔다!!!

 

날이 덥다.

금요일 비가 온다는데 기대고대하고 있다.

제발 가뭄해갈 될 정도는 와줘야하는데...

 

독수공방 오장닭 중 세마리를 잡았다.

가마솥에 물을 먼저 끓여놓은 후...

아니 끓이면 안되고 약 70도에서 80도사이~

에 맞춰야한다.

그래야 닭털이 가볍게 뽑힌다.

손을 쓰윽 대기만 해도 쓱쓱 밀려나가는 정도가 가장 좋다.

 

닭장에 올라가서

장정 하나 후레쉬 비추고

장정 하나 푸대 들고 있고

선녀가 장닭을 하나하나 잡아 푸대에 처넣는다.

 

닭털 뽑고 해부하는 일은 일사천리 진행된다.

산골마을에 삵쾡이가 내려와 이집 저집 닭들을 사냥해가서 먹었듯이

내도 비록 키워 잡아묵는 것이긴 하지만

묵고살자고 사냥하는 것 아니겠나!

 

닭해부하고 남은 잔해들을 나무밑에 묻어주고

가마솥에 닭을 삶는다.

야들이 닭집이 넓고 들에 울타리 치고 놓아먹여서 그런지 몸집이 단단하고 기름기가 없다.

질기지 않고 고소하고 쫄깃하다.

 

울집 어마무시한 고3님께 닭다리 하나 상납했다.

나머진 살을 다 발라 국물과 함께 먹어치울거다.

 

갖은 산나물에 텃밭에서 나온 푸성귀들로 매일 삼시세끼 밥상을 차리니

마트에 갈 일이 없다.

냉장고에 넘쳐나서 언넝 안 먹어치우냐고 잔소리 꽤나 해야한다.

안 먹으면 강제로 정체모를 나물가득비빔밥 만들어 주거나

주먹밥이나 김밥에 이것저것 넣어 접시그득 해놓으면 부담없이 먹고들 다닌다.

 

그래놓으니 차차 입맛들이 쇄뇌가 되어버려...

당귀잎 맛을 제대로 알아버렸다...

 

상추는 쳐다보지도 않고 오매불망 당귀잎만 찾아대는 불상사가...

아무래도 당귀밭을 더 늘려야겠다!!!

 

이건 산골이니까 가능하다.

도시 마트에서 이정도의 양을 삼시세끼 챙겨서 먹을 수 있으려면

신사임돈 꽤나 깨져야하느니!!!

 

오늘은 올봄 처음 돋은 정구지 베어다 겉절이 하고

콩가루묻혀 찜을 해서 양념장에 버무려놓고

미나리 참나물 취나물 방아 머구 데쳐서 무쳐놓고

쑥갓이랑 상추랑 당귀잎은 샐러드 소스 끼얹어 먹고

...

먹을 것이 넘쳐난다...

허구헌날 묵는 얘기만 하니 그것도 거시기하네...

뭘 잘해묵는 것도 아니면서 거참...

 

비오기 전에 마늘밭고랑 한번 긁어줘야하는데

언제 하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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