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마늘밭에 웬~~

산골통신 2014. 5. 7. 13:59

해마다 5월초에 심곤하던 고추심기가 빨라졌다.

날이 더워지기 시작하더니 농사절기마저 한 보름여 정도 서둘러야 하는 그런 날씨가 되었네.

 

헐 수 있나그래. 하늘 시키는대로 묵묵히 따라해야지 안 그랬다간 얻어먹도 못하는걸~

하는김에 호박모종도 오이 가지 토마토

이번엔 야콘도 수박도 참외도 덩달아 심어버렸다.

 

땅은 남아돌고 일할 사람은 없고~

모종 장에 가보이 탐은 나고...

호박모종은 있는대로 다 내서 판판이 남아돌고...

우짜냐 그래. 몽땅 여기저기 다 꽂아놓으면 살것지들...

 

 

감자들은 다행히 다 촉을 내밀어주었다.

쥔장이 바빠 타처로 돌아댕기는 동안에 야들은 열심히 뿌리내리고 잎을 내밀고 있더라.

 

올해는 고추 400포기만 했다.

노지고추는 약을 쳐야만 얻어먹는 놈들이라...

비가림이 되는 비닐하우스에만 심기로 했다.

미리 거름내고 갈아엎어 놓은 밭에 스프링쿨러를 설치해서 일주일에 한번 6시간씩 물을 주게끔 맞춰놓으니

땅이 촉축하니...  모종심기에는 마춤이더라.

 

심거놓고 스프링쿨러를 다시 작동시켜 흠뻑 물을 뿜어주었다. 잘 살껴...

 

일손 있는 김에 마늘 양파밭에 풀좀 뽑자고 으쌰으쌰한다.

아이구... 새참도 안 주면서 뭔 일을 이리 마이 시키노... 궁시렁거리며...

뉘가 쥔장이여~ 나와...

 

마늘밭에 가보이... 세상에 이기 냉이밭이여 마늘밭이여~

냉이 한 포기가 한평은 차지하겠네그랴.  야들은 첨에 볼땐 이쁘장하니 먹을만하니.. 이쁜 봄나물인데 말씨...

꽃이 필때까지만 해도 봐줄만 하더니...

씨를 맺을 무렵이면 무시무시하게... 무지막지하게 터를 넓혀가서 그 세를 확장하는데 엄처나다.

입이 딱 벌어지는 놈들이다.

한 뿌리 뽑으면 그 주변이 훤~ 해진다.

 

한참을 댓명이 덤벼들어 한바탕 뽑고나니 그제사 마늘들이 기를 펴는구나...

올해 마늘 좀 얻어먹겠네.

안 그래도 흑마늘 타령을 해대는데... 올핸 제대로 만들어먹어봐야겠구나.

 

아까 낮에 콩불려놓은 것을 분쇄기에 갈아 콩국수를 해묵자 한다.

도시에서 온 남정네 하나가 이 좋은 기계를 왜 놀리고 있냐고 거품을 문다.

이 기계를 콩국수집에서 봤다고 이케이케 하는거라고...

불린 콩을 살짝 삶아  기계에 두번 연달아 갈아내니 이케 되드라.

 

오이채 썰어 소금 간해 먹으니.. 별미가 따로  없네...

콩국수 원없이 묵어봤다.

 

원레 두부해먹으려고 멧돌대신 멧돌이 부착된 기계를 사놓았던건데...

할매랑 딱 한 번 두부 만들어묵고... 구찬아서 쳐박아뒀던거인디..

할매아들덕분에 콩국수 용도로 부활했다~ ㅋㅋ

 

올해 고추농사 시작됐고~~~

매실도 콩알만하게 달렸다.

올해 매실작황은 어쩔라나... 작년처럼 홀라당 말아묵진 않겄지...

벌써부터 매실 주문이 들어온다. 자기네물량 확보해놓지 않으면 선녀네 몫이라도 가져갈꺼란다~ ㅠㅠ

 

약 안치고 과실수 안 된다고 동네에서 보는 사람마다 혀를 차고 뭐라 야단야단하지마는...

당췌 시간이 있어야 약을 치고~  칠 생각이 나야 약을 치지...

얼라들 단속하느라 정작 농사일엔 신경쓸 새가 없으니...

올해도 매실나무 지들이 알아서 커야지 별 수 없느니라... 미안타 매실아...

 

마당 꼬라지는 여전하고... 대책이 안 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