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입맛 없을땐 머위 잎을...

산골통신 2009. 7. 26. 15:45

머위 잎을 찌거나 푹 데쳐서  양념된장에 쌈싸먹는다.
 
가끔 입맛이 가출했을때 써먹는 방법인데
영락없이 돌아옵니다. 제경우~ ㅎㅎㅎ
 
아우~ 밥 먹기 싫여... 안 먹고 살 순 없을까?
왜 인간이란 종족은 삼시세끼를 다 먹어야 하는거야~
하루 한끼만 먹고 살면 안되냐구우~  아우. 귀찮아~
아이들에게도 니들 먹고싶은거 맘대로 차려먹어~ 니들이 다 치우고~
 
이러고 이틀을 살았는데...
문득. 머위잎 쌈을 싸먹으면 무기력증이 돌아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남들은 이해못할~ ㅎㅎㅎ
 
당장 쌈을 만들었죠. 물 끓여서 푹푹 데치면 되니께~ 머 쉬워요. ㅎㅎㅎ
여름 잎은 억시니까 잘 데쳐야 해요.
봄 잎은 살짝 데쳐야 하고요.
 
밥 한그릇 떠놓고 양념장이랑 같이 싸먹고 있으니까
꼬맹이 얼렁 달려와 나도 나도~ 입을 벌리네요.
 
연한 잎으로 골라 한입 싸주니까 맛있다고 된장 맛이 최고라고~
쓴맛이 안 느껴진다고.. 좋다네요.
 
해서 또 데쳐서 밥 한그릇 더 퍼서 나눠먹었네요~ ㅎㅎㅎ
 
쓴맛이 입 구석구석 감돌아요. 침이 고이죠.
그러면서 온몸을 자극해요. 머리도.
 
오늘 하루종일 무기력하게 귀차니즘에 빠졌던 몸이 깨어나네요.
아마 음식이 치료제라는 건 이걸 두고 말하는 듯~
 
머위줄기와 잎은
고혈압과 심근경색 뇌경색 고지혈증 등등 예방과 치료에 좋답니다.
 
전에 전에~ 어떤 할머니 두분이 퍼붓는 빗속에 저를 찾아오셨더래요.
머위를 열다섯 뿌리 정도 줄 수 없느냐고.. 중풍 환자에게 쓸꺼라고.
 
그 빗속을 뚫고 찾아와 가져간 그 머리하얀 할머니들이 잊혀지지 않아요.
전 이렇게 흔하게 먹는데.... 이걸 약에 쓴다고 애써 찾아다니다니...
 
머위~ 저희 동네에선 머구라고 하는데.
이 머구반찬을 사흘만 밥상에 안 올리면 그집 며느리 쫓겨난대요.
아 그리고 절에서도 그렇대요. 공양주 갈아치워뻐린다나요~
어느 절 공양간에서 밥먹다가 들은 말이예요.
 
우리네 들엔 약되는 풀들이 참 많아요.
더위먹거나 해서 입맛없어 겔겔거릴때...
무작정 들로 나가봅니다. 
 
온천지 풀들 나무들이 다아~ 우리네 몸에 기운을 복돋아주네요.
그냥 그들 속에 서있기만 해도.
그냥 걷기만 해도...
숨쉬기만 해도...
 
참 고맙죠.
 
오늘 꼬맹이랑 둘이 밥 두그릇 머구쌈 한 대접 같이 싸먹으면서
참 고맙다... 고맙다... 했네요.
 
방금 하나 남은 머구쌈 제 입에 쑥 넣어주고 꼬맹이 달아납니다.
아무래도 아직 요 꼬맹이한테는 쓴맛이 강했겠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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