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올라오는 고추순 마저 따모으고
사이사이 틈바구니 올라오는 잡풀 뽑아내고
지난번 비바람에 쓰러진 고춧대궁 잡아 일으켜 묶어매고 하는 김에 토란골 오이골 배춧골 열무골 잡풀 훝어내고
아침거리 배추 몇 포기 솎아왔다.
달구시키들 밥이랑 모이랑
들냥이들 마당냥이들 밥그릇 채워주고
비닐하우스 물 주고 화분들 물 주고…
삽목둥이들도 물 주고~
비 온 효과가 끝나부렀으니 다시금 물 주는 일상이 반짝 돌아왔다. 금요일에 또 비소식이 있다하니 기대를 해보고~
요새 비는 동남아식 스콜비다!
며칠내내 습하고 비 추적거리는 그런 장마가 아니라 비 푸다닥 퍼붓고 햇빛 쨍쨍!!!
언제 그랬냐는듯 시치미 뚝 떼는 그런 비다.
그러니 풀들은 제세상 만났고 작물들은 적응을 못해 비실비실거린다.
이웃들은 약통을 짊어지고 산다.
비 오기 전 약 치고 비 온 뒤 약 친다.
고추에 병이 드문드문 오고 키가 평균치보다 덜 자라는 애들이 좀 있다.
약을 쳐야 하나 고민 중이다. 이웃 아지매는 벌써 서너 번은 친듯 하더라. 비료도 골골이 허옇게 덮어주고…
얼른 일 끝내고 들어갈 생각에 사진 찍을 겨를이 없다. 다 끝내고 들어오면 아차 사진!!! 하고 생각이 난다.
다시 나가긴 싫고… 그냥 이렇게 글만 쳐올린다. 그러다 변덕이 나면 꾸물꾸물 기어나가 몇 장 찍어오기도 한다.
오이 붙들어매줘야 하고
토마토 곁순 따주고 붙들어매줘야 한다.
비 온 뒤 밭은 죄다 널브러져 일일이 일으켜 세워주지 않으면 안된다.
꽃밭에도 섬초롱 꽃대궁이 척척 쓰러져 흙투성이가 되어 있더라.

삼잎국화도 키가 커서 몇가지가 꺾여 자뻐져 있길래 끈으로 말목에 붙들어매놨다. 참나리도 묶어주고~ 끈이 보기 싫어도 어쩔 수 없다~



이쁜 꽃 좀 보려면 어느정도 수고가 필요하다.
접시꽃이 포기마다 색이 다르게 피고 있다.
분홍 진분홍 빨강 노랑~










채송화는 노랑이가 많고 빨강이 드문드문
낮달맞이꽃이 분홍 노랑으로 피고 있고 청보라 치커리꽃이 만발했다.
치커리가 어릴 때는 잎을 샐러드로 먹고 그 뒤엔 꽃보려고 그냥 둔다.
이제 슬슬 샤스타데이지와 수레국화 대궁들을 정리할 때가 왔다. 씨를 받아두고 낫으로 잘라줘야지.
마당을 빙둘러 심은 나무들이 이제 제법 그늘을 드리워준다.
마당 한 가운데는 나무를 심는게 아니라고 해서 가장자리로만 심었었다.
자귀나무 두 그루와 산수유 그리고 모과나무가 마당 그늘을 만들어주고
올해부터는 집에도 그늘을 드리워줘서 방 하나가 시원해졌다.
작년부터 이 방이 왜이리 시원하냐… 의문을 가졌었는데 최근에야 깨달았다.
몇년 더 지나면 밖에서는 우리 집마당이 안 보일게다.
온전히 숲세권이 되어버릴게다.
아직은 어린 회화나무와 소나무가 몇년새 쑥쑥 자라면 서쪽도 완전히 막아줄거고~
손주녀석을 위해 마당에 풀장을 설치하겠노라고 하더라.
나무꾼의 머리속엔 온통 손주생각으로 가득차 있는듯… 봐도 이제 가면 또 언제 보냐 하고 아쉬워하는…
그러면 산녀는 좀 감성이 부족한가?! 뭐 그런갑지 뭐~
이제 뜨거워서 일 못 나간다.
자귀나무 그늘 아래 앉아 이 글 마저 치고 밥 무러 가야지!
얼가리 배추와 고추순 딴 거랑 오이 서너 개랑 갖고 뭐해묵을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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